카페인 중독 수준으로 커피를 좋아해서 카페에 자주 간다. 너무 조용한 도서관이나 혼자 있는 집보다 오히려 적당한 백색 소음이 있는 카페가 집중이 잘된다. 글을 쓰러 혼자 카페에 갈 때는 거의 스타벅스를 간다. 동네 작은 카페는 익명성 보장이 어렵고(카페 주인이 나를 알아보고 인사해 주는 것이 부담스럽다), 주인 입장에서, 회전율이 중요하므로 혼자서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오래 있는 게 불편하다. 커피만 다 마시고 바로 나가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든다.
남편과 카페를 갈 때는 체인점이나 대형 카페는 피한다. 적당한 규모에 인테리어가 예쁘고 커피에 진심인(로스팅을 직접 하는 곳, 싱글오리진 커피를 취급하는 곳처럼)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를 주로 간다. 위 세 가지 조건으로 카페를 고르면 실패 확률이 낮다. 먹어보고 커피가 정말 맛있다면, 원두나 드립 백을 구입해서 돌아온다.
위 조건을 갖추진 않았지만 최근 체인점 커피숍 중 ‘파란만잔’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카카오)를 테이크 아웃으로 먹었는데 가격도 비싸지 않고(3,000원) 향도 좋아서 주변 지인에게 추천하고 있다.
주변에 새로운 카페를 검색하다가, 한 대형 프랜차이즈점 카페 리뷰를 보게 되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음료를 천천히 제조하는 걸 지켜보았습니다. 고객은 많은데 여유롭게 만드는 게 매장 관리 방법인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욕설이나 비속어는 없는데 읽는 사람이 ‘비아냥’, ‘비꼼’이 느껴져서 어쩐지 불편한 마음이 드는 리뷰였다.
기분 나쁘지 않게, 매너 있게 원하는 것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이를테면 “고객이 많은데 아르바이트생이 음료를 천천히 제조해서 오래 기다리느라 불편했습니다. 좀 더 신속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개선해 주시기 바랍니다”처럼
마치 스크류바처럼 배배 꼬인 사람,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못 배운 데에는 내가 모르는 다른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