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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O Sep 25. 2018

나중에 잘 되면...

나중에 잘 되면 회사에 지분을 나눠주고 팀장으로 승진시켜줄게

'나중에 잘 되면 얼마를 주겠다, 나중에 잘 되면 어떻게 해주겠다.' 등등 이런 이야기를 했던 대표가 있었다. "쇼핑몰 창업을 하면서 다양한 경력과 경험이 있어서 확실한 성공이 보장된다. 어느 정도 괘도에만 올라가면 무조건 성공이다."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중에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셨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던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로 왕복 5시간에 출퇴근을 감당하면서 열정을 쏟았다. 그러나 그런 망상에서 현실을 깨닫기까지는 3개월이면 충분했다. 심지어 임금체불로 소송 직전까지 가서 끝이 났었던 직장이었다.


 이 회사를 퇴사하고 나서 "나중에 잘 되면..."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1. 미래에 대한 약속

스타트업에서 모든 게 불안하다. 그래서 모든 게 시작인 상태라 '스타트'라는 말이 붙는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는 직원에게 신뢰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 우리가 성장하고 어떻게 우리에 목표가 이루어지는지 설득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내가 봤던 회사에 모습은 대표는 자기 방에만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표도 객관적이고 명확한 목표와 계획이 없었던 것 같았다. 막연한 '나중에 잘 되면...'이라는 말은 희망고문에 불가했다.

2. 보상

"나중에 잘 되면..."이라는 말과 함께 "조금만 힘내자"라는 말도 자주 들었다. '나중에'라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보상으로 지금에 열정을 강요했었다. 잠시 그 막연한 보상에 눈이 멀어 왕복 5시간에 출퇴근, 야근과 잡무를 버텼다. 일에 대한 보상은 당연했지만 항상 돌아온 건 '나중에'였다. 마치 '나중에'라는 인질을 잡고 지금 열정을 쏟아내길 바라는 모습으로 밖에 안보였었다.


이런 막연함이라는 희망고문에 지쳐서 함께 일했던 팀장님과 퇴사를 결정했다. 돌이켜보면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서 전력질주를 했던 것 같다. 그러니 내가 어딜 향해 가야 하는지도 몰랐고 목표를 향해서 얼마큼 왔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더 빨리 지쳤던 것 같다. 앞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번 실패는 회사를 고를 때 기준을 주었다. 막연한 '나중에'를 외치는 곳보다는 "우리는 이런 회사 이고 이런 계획을 통해서 이런 목표를 이룰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가치관이 뚜렷한 회사가 내 열정을 바르게 쏟을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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