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목적
Chapter3. 돈과 삶의 무게
3-4. 난 부자가 될 거야
"난 진짜 부자가 될 거야."
대학교 시절, 술만 마시면
이렇게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 친구를 보며 나는 늘 물었다.
"부자 돼서 뭐 하려고?"
나는 항상 부자가 되겠다고 외치는 친구를 보며,
‘왜 그렇게까지 부자가 되려 할까?’ 생각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답은 늘 같았다.
"부자가 되면 적어도 돈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잖아."
문득 생각해 보았다.
내 인생에서 정말로
"돈이 좋아"
"돈이 필요해"
"부자가 될 거야"
라고 강렬하게 욕심냈던 순간이 있었을까?
통장 잔고를 보며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나."
하고 금전적 회의감이 들 때를 제외하면,
나는 늘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돈만 있으면 된다."
정도의 기준을 두고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돈에 미치도록 욕심을 부렸던 순간이
딱히 떠오르지는 않는다.
다만, 돈과 관련된 수많은 경험을 통해
나는 돈이 늘 불안을 동반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래서
굳이 욕심을 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정말 돈 욕심이 생긴다면,
그때는 아마도 돈을 벌기 위해 발악하는 순간이겠지만,
지금은 아무리 욕심을 내려 해도
그만한 간절함이 없는 게 현실이었다.
아마도, 욕심을 부려야 할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내가 아닌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 순간일 것이다.
여느 때처럼 사무실 밖으로 나와 회사 앞 벤치에 앉아
멍하니 사람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어느날,
문득, 그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이 머릿속을 맴돌던 찰나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이런 생각에 닿았다.
"왜 저렇게까지 돈을 벌고,
왜 저렇게까지 집착하며 살아갈까?"
순수한 호기심이 들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주변을 둘러보고,
사람들에게 돈에 대한 가치관을 물어보며
그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은
세상에는 "난 돈을 벌 거야!"
"난 돈을 많이 벌어야 돼!"
라고 말하는 사람들보다,
돈을 원하면서도 스스로를 부정하는,
이상적인 기준의 "삶의 질" 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문득 그 친구가 얼마나 솔직하고 순수했던 사람이었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어떤 부류의 사람일까?
나는 어떤 기준의 삶을 좆고 있는 것일까?
정말 난 돈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걸까
아니면, 그 욕심을 입 밖으로 내뱉을 용기가 없던 것이었을까
스스로에게 천천히 질문을 던져보았지만
여전히 책임질 순간이 오지 않아서 인지
아직 온전히 그 무게를 감당하고 싶지 않아서 인지
뚜렷한 답은 내리지 못했다.
"돈을 위해 사는 사람은 정작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잃어버린다."
— 존 러스킨(John Ruskin)
"가난한 자의 불행은 돈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 마더 테레사(Mother Tere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