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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Feb 04. 2020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직업을 구한다는 것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는 일



지친다. 떠나고 싶다



나는 정신 건강을 보존하기 위해 일을 하면서도 가볍게 여행을 자주 다녔다.


“이번 주말에 뭐해?”
“강원도 가려고…”

수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한다.

그리고, 한 번쯤 생각한다.

“여행하면서 돈 벌었으면 좋겠다”

여행은 인간의 욕구이며 스스로에 대한 해우소이다.
많은 여행에는 목적이 있고 여행은 수많은 것들을 남긴다.

“나는 왜 여행을 할까?” 생각해보니 나한텐 분명한 여행의 목적이 있었다.

예쁜 관광지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것에 그치는 게 아닌, 그 순간의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아 기억하고 그날로 하여금 오늘을 위로하고 위안하는 것.

그 순간에 눌러 담긴 기억들은 시간이 흘러 지난날들의 사진을 봤을 때조차 그 감정을 또렷이 떠오르게 해 심장을 뛰게 만들곤 한다.

여행이라는 매개체가 지친 내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순간의 행복을 통해 행복한 기억들을 만들어준다.

20대 중반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아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수없이 고민하고 있을 때, 오지 여행을 하면서 여행가라는 직업으로 15년 정도를 살아온 분이 토크쇼에서 “여행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 살고 싶다"라는 친구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 있다.


“세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저도 여행을 하는 직업을 갖고 싶어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의 고민이나 꿈을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 얘기 한 번 되새겨보고 기억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오지여행이 좋아서 오지여행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만나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셔서 행복하시겠어요”라고 말합니다.

행복하냐는 질문 앞에 행복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질문을 하죠.


그리고 저는 대답합니다.

“행복은 잘 모르겠고, 그냥 일을 하는 거죠”

여행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이 당신만은 아닐 겁니다.
세상엔 나보다 더 여행을 잘하는 사람도 존재하고, 감정을 잘 담을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것은 좋지만, 과연 정말 그 업이 내가 바라보는 이상향일까 깊게 고민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행은 식욕, 성욕과 같은 인간의 가장 큰 욕구일 테니까요.


좋아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고 무작정 업으로 삼을 생각보다 그냥 밥 먹듯이 본능이라 생각하고 좀 더 즐길 수 있는 정도로 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굳이 직업이 아니어도 우리는 여행의 본연을 감정을 담아가며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겉으로 좋아 보이는 것이 직업이 되었을 때 현실에 부딪혀 싫은 것이 되기도 하니까요.


이 얘기를 돌이켜보며 난 “평생을 위한 직업보다. 평생을 즐겁게 살아내기 위한 취미가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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