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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Feb 04. 2020

취업과 연애의 관계

만남과 이별이 있는 곳



삶에 정답이 있을까?



20대에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자주 묻곤 했다.


“회사가 내게 평생의 안정을 가져다줄까?”
20대 중후반 회사를 다니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이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 걸까?”
최근 3년간 퇴근 후 거의 매일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지만, 난 내가 살아가야 하는 그 길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고민의 끝에는 항상 ‘퇴사’가 있었다.
가장 많은 것을 알게 해 줬으며, 가장 많은 이들로부터의 걱정거리가 된 것.

사실 내게 큰 걱정거리는 아니었는데, 주변에서는 퇴사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나보다 더 걱정하고 그만 좀 하라고 만류했다.

한두 번 퇴사할 때는 불안하고 그만 정착해야지 버텨내야지 생각했는데 몇 번 더하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취업과 퇴사가 연애와 결혼이랑 뭐가 다를까?”


내게 취업과 퇴사하는 과정은 사람이 연애를 시작하고, 마음이 맞지 않아 이별하는 과정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만나보지 않았을 때 모르던 사실을 만나면서 알아가고, 맞거나 맞지 않음을 깨닫고, 떠나거나 참고 이어가는 길을 선택하는 과정.

애써 합리화하며 붙잡고 있어 봐야 마음고생이고 치졸하고 추잡한 결과만 남는 감정의 연장선.


연애를 처음 해봤는데 첫 연애의 상처가 커서 “다시는 연애 안 할 거야” 하는 사람들이 있듯, 회사에도 한번 회사를 다녀보고 “다시는 회사 안 다닐 거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연애를 시작하고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십 명을 만나 연애를 해도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결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회사를 들어가는 과정이 '연애'라면 회사에 정착할까 여부를 선택하는 것은 '결혼'이다."


좋은 연애는 서로의 다름을 좁혀 서로가 원하는 방향을 이어가는 것이고, 좋은 이별은 다름을 좁힐 수 없을 때, 빠르게 선택하고 헤어지는 것이다. 퇴사 역시 그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게 서로에게 좋은 선택이라 믿기로 했다.


더 이상 좁힐 수 없는 다름 때문에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지지 않아도 되는 책임을 애써지고 싶지 않았으며,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 마음을 알면서도 배려하는 척하는 그들의 이타적 행동에 힘들어하고 싶지도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한 선택을 하다가 그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믿고 싶었다.


하루는 저녁에 회사 동료들과 술을 마시다 30대 중후반까지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상대가 싫어도 결혼하는 이유에 대해 들은 적 있다.

굉장히 충격적이고, 실제 통계적으로도 굉장히 높은 수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유는 "헤어질 수 없어서 결혼한다"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더 “어쩔 수 없으니 버티자”라는 핑계로 내 인생을 낭비하며 살아가고 싶지 않았고, 최소한 내 인생은 남에게 욕을 먹더라도 나 스스로에게는 당당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연애하듯 취업하고 이별하듯 퇴사하면서 과정 속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언젠가 열정적으로 사랑하다 결혼하고 정착하고 싶은 회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니 그제야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만나듯, 내 마음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지거나, 굳이 다름을 좁히지 않아도 되는 순간을 맞이할 거라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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