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치가 0을 지나 -가 되어가는 과정
삶이 지쳐가는 과정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다
생각이 없는 게 아니었는데
생각이 없어지고
열정이 없는 게 아니었는데
열정이 없어지고
삶의 이유가 없는 게 아니었는데
삶의 이유가 없어지고
내 삶이 없는 게 아니었는데
내 삶이 없어져만 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그런 삶을 만든 건지, 선택한 건지 알 수 없어졌고,
모든 질문에는 그저 가능성 앞에 “예”와 “아니요” 이분법적인 대답만을 하며 살게 되었다.
나만 모르는 것인지, 모두가 모른 척 살아가는 것인지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은 시간이 지나며 순수한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사치로 만들고 그런 자신을 돌아보며 지쳐버리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를 돌이켜 봄과 동시에 하늘을 올려보며 생각했가.
삶의 모든 것들을 수치로 평가되고 그것으로 삶의 가치를 매기는 시간들이 반복되다 보니 삶의 가치는 0을 지나 -가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