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에게 눈을 흘기며
여름내 꼭꼭 숨어 있던
코끝 찡한 가을 바람이
가슴 속을 파고 든다
화들짝 놀라 두리번 거리다
한아름 안고 호오 입김을 불어본다
한 발 두 발 내딛을 때마다
사박사박 나뭇잎들 반갑다 한다
사랑해 속삭일때마다
나뭇잎 환호성 들려온다
잠잘때도 들리는 나뭇잎 소리
구수한 가을 냄새
오래 오래 함께 있고 싶은 애인을 떠나보내듯
매일 매일이 애틋하다
겨울을 일찍 마중나온 서리를 따돌리고
가을의 옷 자락 오래 오래 붙들고
사박사박 소곤소곤 이야기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