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랜브로 박상훈 Feb 25. 2020

직원을 뽑기 전에 리더가 할 일

직원의 우주를 설계합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회사는 작은 우주가 됩니다. 내 역할을 더 잘 수행하기 위해 이성적 에너지를,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료들과의 관계를 위해 감정적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회사 전체의 분위기는 나를 감싸는 대기 흐름을 시시각각 바꿉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회사의 리더가 만드는 역할, 관계, 분위기가 한 사람의 우주를 결정짓는다는 말입니다. 


젊은 세대의 직원분들과 함께 일하시는 대표님이라면 과장이라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잡아가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위 세 가지 중, 회사에서 정하는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단순히 그 사람의 할 일을 잘 정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사고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장 속도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컨설팅을 하다 보면, 일단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대표님들을 많이 만납니다. 어떤 직원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보면, 그냥 '경력 5년 차 이상' 정도라고 답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용에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실패합니다. 채용을 시작하기 전에 리더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그 사람의 명확한 역할을 규정하고, 그들의 하루하루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일입니다.


한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시점은, 회사 전체 방향과 일치하는 특정 업무 프로세스 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여야 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고 있는데 타이어 하나의 바람이 점점 빠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바퀴에 바람을 넣고 메워줄 사람을 뽑거나 새로운 바퀴를 뽑는 거죠.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내 자동차의 구조(내부 조직 구조)와 동력이 발생하는 원리(비즈니스 모델과 세부 프로세스)가 명확하게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게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엉뚱한 채용이 계속됩니다. 


이 정리가 끝나면 채용할 사람의 하루, 한 달의 업무와 목표를 그려봅니다. 리더가 모든 업무에 통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알아야 합니다.) 그럴 땐 내/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청해 그 업무에 대해 알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나도 잘 모르는 걸 무조건 사람 뽑아 해치운다는 생각은 작은 기업에겐 특히 더 위험한 일입니다. 비즈니스의 흐름 속에서 이들의 업무를 그려보고, 기존 직원들과 어떻게 협업하고 생활할 지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인터뷰 질문이 떠오릅니다.


사람을 뽑는다는 건, 아주 큰 결정입니다. 회사 입장에서 뿐 아니라, 회사를 믿고 들어오는 직원들에게도 내 매일을 쏟아부을 곳을 선택하는 큰 도전입니다. 회사가 직원의 업무를 단순화시키고 모호하게 남겨둘수록, 직원의 생각 역시 점점 더 단순하고 모호해집니다.  흐름 속에서 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와 이뤄야 할 성과를 리더가 명확히 규정할 수 있을 때, 직원들 역시 리더로 성장하게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주 작업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