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쿠쿠는

by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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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쿠쿠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눈이 파-랗고 털이 하-얀 고양이다. 인간에 대한 아무 경계심도 없고 항상 문밖의 세계를 동경해, 현관문만 열리면 뛰쳐나가려고 하는, 그저 순진무구한 생명체다.


2

쿠쿠는 모모, 라라와 와다다 놀이를 하다가 결국 싸움이 붙어 혼이 나도, 금세 잊어버린다. 그리고 이리 오라는 인간의 손짓 하나에 신나게 달려온다. 그럴 때는 기다란 꼬리를 물음표 모양으로 만들기 때문에 마치 ‘왜? 왜?’라고 말하는 것 같다.


3

쿠쿠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 이름을 알아듣고 나를 보는 쿠쿠를 상상해 본다. 쿠쿠의 그 파랗고 순수한 동그란 눈을.


4

쿠쿠는 조용한 세상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참을 수 없이 궁금해져서 수정같이 맑고 파란 눈을 오랫동안, 뚫어지게 살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도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아마 나는 영원히 알 수 없겠지. 이 작고 따뜻하고 보드라운 분홍색 발바닥을 어디서 얻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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