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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Oct 07. 2021

코로나와 함께 반 백수가 되었다.

시간은 많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다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라는 녀석이 전 세계를 강타했고 난 그 녀석이 무서워 잠시 일을 쉬게 되었는데 그 잠시가 너무 길어지고 있다. 자발적 백수라고 해야 하나?  최근 몇 달 전에는 이러다가는 영영 일을 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해 와서 파트타임 비대면 수업을 알아봤지만 예전처럼 수업이 많지가 않다. 이력서도 몇 개 넣어봤는데 연락이 없다. 예전부터 일하던 곳에서는 코로나 초반에 너무 많이 거절해서 더 이상 그쪽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는다. 


코로나는 언제쯤 끝이 날까? 난 언제까지 반 백수로 살아야 할까? 가끔 비대면 파트 강사로 일을 하기도 하지만 정말 용돈 벌이 수준이다. 비대면이라서 강의료가 거의 반이 줄었다. 작년부터 시작한 주식 투자가 아니었다면 이러한 반 백수 생활을 견뎌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계속 반 백수로 살 수는 없다. 그렇다고 취직을 하자니 그것도 예전처럼 내가 원한다고 뽑아주는 너그러운 상황도 아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내가 대표라도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뽑는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 같다. 거기다가 코로나로 인해서 있는 인력도 줄이는 상황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힘든 시기이다. 


이런 건 총제적 난국이라고 하는 걸까?! 그래 맞다, 총체적 난국! 



그래도 마냥 백수로 놀지도 못했다. 성격이 원래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고 해서 놀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 보니 코로나가 시작되자마자 공인중개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1년 동안 동영상을 보며 공부를 했는데 솔직히 정말 너무 힘들었다. 여러 가지 생소한 용어를 외우는 것도 힘들었고 내가 왜 이걸 공부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자주 나를 괴롭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결국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딸 수 있었던 이유는 "절실함"이었다. 거의 15년 동안 영어강사일을 하면서 어느 날부터 더 이상 내가 이일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난 선택해야만 했다. 영어 학원을 오픈해서 원장이 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난 영어학원의 원장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난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게 바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이었다. 당장은 아니어도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자격증을 취득한 기쁨도 잠시, 1년이면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나의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코로나는 끝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고 난 다시 원래 하던 영어 강사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던 수업이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온라인 줌 수업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비대면 수업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언제쯤 코로나가 끝이 나서 나의 이 반 백수 생활이 끝이 날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머리를 망치로 심하게 얻어맞은 것 같이 정신이 번쩍 들었다. 코로나를 종식할 수 있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막연한 두려움도 내가 가진 두려움이었고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일종의 깨달음 같은 것이었다. 



내가 그런 깨달음을 얻게 된 건, 오래전 미국 유학 생활을 하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미국에서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고 간호대학원에서 공부를 해서 간호원이 된 나의 소중한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서였다. 그 친구는 간호대학원 졸업 후 요양원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가 한참 심할 때 코로나 환자를 돌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코로나 환자를 돌보겠다는 간호사가 거의 없어서 그 친구는 스스로 자원해서 코로나 환자를 돌보겠다고 했고 그러다가 본인이 코로나에 걸렸는데 그런데도 병원에서는 어차피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일이니 그냥 일을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 당시 의료 인력도 부족했고 실제로 코로나 환자들이라고는 하지만 증상이 거의 없는 무증상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 친구도 거의 증상이 없었고 평소처럼 가족들과 지냈지만 가족들 중 코로나에 걸린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 친구와 가끔 카톡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그 친구가 전쟁터에 나간 군인처럼 느껴졌다. 총과 칼을 들고 전쟁터에서 싸우는 친구가 있는데 집에서 코로나가 두려워 하던 일도 그만둔 나 자신이 한없이 작고 부끄러웠다. 그 순간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봤던 한 문구가 떠올랐다. 


"시간은 많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다."


그러한 깨달음을 얻은 후 난 이제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 등을 계획을 짜서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고 있다. 코로나가 언제 종식이 될까를 고민하는 게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이었는지를 깨닫고 나니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들도 아니지만 언젠가는 나에게 경제적 자유를 이루게 해주는 일종의 파이프 라인을 여러 개 설치하는 중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문구이다. 코로나는 위기인 것이 분명하지만 개인의 성장에 있어서는 기회일 수도 있다. 나에게 있어서 코로나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였다. 기존에 하던 일을 그만두어야 했지만 새로운 다양한 길을 발견했고 그곳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그 여정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일 것이다. 







감사의 말: 

세상에는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분들이 있다.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분들이다.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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