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JUNE"
#Episode5 My friend, June!
나의 친구 June은 영국 런던에서 나고 자란 런던 토박이다. 런던에서 집을 구하고 어학원을 다니면서 어느 정도 런던 생활이 익숙해질 즈음 해서 집과 5분 거리의 교회를 발견했다. 독실한 신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 친한 친구 손에 이끌려 다니기 시작한 교회는 나에게는 초코파이와 같은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보통 한국 유학생들은 교회를 갈 때 런던에 위치한 한국인 교회를 간다고 하는데 난 고등학교 이후로는 교회에서 조용히 혼자 설교 듣고 기도하는 정도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고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한국인 교회까지 갈 이유가 없었다. 그냥 조용히 혼자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동네 교회는 딱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여긴 모두 런던 현지 사람들이었고 동양인은 내가 유일했다. 나를 반기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였다. 뭔가 여길 오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 나에게 반갑다면서 말을 걸어준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준이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미사를 들으면서 기도하는 나를 보고 제일 먼저 말을 걸어준 마음이 정말 따뜻한 사람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다른 교인들도 나를 반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너무 신기했다고 한다. 그 후 매주 설교를 듣고 기도하는 나에게 한 두 명씩 인사를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를 권하는 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이면 거의 매일 준의 집에 초대를 받았고 그곳에서 British Tea인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티를 마시면서 대화를 했는데 나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고 싶어 이것저것 물어봐 주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당시 나의 영어 실력이 단기간에 늘었던 이유가 바로 준 덕분이었다.
준과 함께 마카롱 카페로 유명한 런던 시내 마카롱 전문점에서 태어나서 처음 마카롱을 먹어봤는데.. 와우.. 마카롱이 세상 이렇게 맛있을 수가 이 후로 마카롱의 광팬이 되었다.
준과 자주 가던 곳은 따로 있었는데 바로 동네 카페다. 안 파는 것 빼고는 다 파는 그런 곳이었다.
준은 나를 딸같이 대해주었고 실제로도 자주 나에게 "딸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우린 자주 집 앞에 동네 사람들로 북적대는 작은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티를 마셨다. 난 개인적으로 우유를 빼고 마셨는데 준은 나에게 우유를 넣어야 진정한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티라고 했다.
처음에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티를 마셨을 때는 이런 티를 왜 마시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티라면 녹차에 익숙해져 있는 내 입맛에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티는 너무 쓰고 살짝 느끼한 맛도 느껴졌었다. 그래도 우유를 빼고 마시면 마실만 했는데 우유를 넣어 마시면 뭐랄까... 좀 맛이 이상했다.
런던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거의 매일 이 티를 마시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중독이 되어서 집에서 혼자 마시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유는 절대로 넣어 마시지 않았다 ㅋ
준과 자주 먹었던 샌드위치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 ~ 그리고 나의 런던 친구 준이다.
이 당시 난 20대 준은 50대였지만 우린 진정한 친구였다. 외국인들의 마인드는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이 맞으면 그게 친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사진은 준의 강아지 "Lucky" 럭키의 사진이다.
같이 자주 산책을 나갔는데 정말 너무 순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요크셔테리아 종이다. 그 당시 한국에서 요크셔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더 각별했다.
그렇게 내가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카드와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때 카드와 편지들이 고스란히 나의 소중한 보물 함에 간직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주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영국은 나에게 너무 소중한 인연들을 선물해 주었다. 그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한 더 소중한 기억들은 나에게 이 세상은 충분히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