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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Nov 10. 2022

노안이시네요...

난생처음 안경을 맞추다.


#Episode6 노안이시네요...




학창 시절 안경 쓴 친구들이 부러워 도수 없는 안경을 일부러 착용하고 다닐 정도로 안경이 쓰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면서 안경을 오랫동안 착용해온 친구들이 라섹을 하거나 콘택트렌즈를 끼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안경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시력이 좋다는 게 여러모로 좋다는 것을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워낙 시력이 좋아서 다른 사람들이 눈이 침침하다고 안과에 가거나 안경을 맞출 때도 난 타고난 시력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면서 생전 안과 한 번 갈 일이 없다고 했는데 그런 나도 피해 갈 수 없는 게 있었으니... 바로 노안이었다. 책을 읽거나 노트북의 화면의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기 시작한 지 한 1년 정도 지났을까 아무래도 시력검사를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네 안경점에 갔다.


멀리 있는 건 잘 보이는 데 가까이 있는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하자... 안경점 사장님께서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신다... 마흔이 넘었다고 하자 돌아온 답은 "노안이시네요..."였다. 40대 초반부터 노안 증상이 시작된다고 한다. 




노안은 나이가 들수록 가까이에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질병이라기보다는 수정체의 노화에 따른 눈의 장애 현상입니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로 노안을 교정하지 않을 경우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출처: 서울 아산 병원 




대충 노안일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노안이라고 하니 내가 어느새 이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을까 싶어서 나도 모르게 어깨의 힘이 빠졌다. 나이 먹는 것도 그로 인해 생기는 노안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인데 그 자연스러운 현상에 난 괜스레 서글퍼졌다. 부모님이 눈이 침침하다고 하시면서 돋보기안경을 쓰실 때는 그분들이 나이가 드셔서 그러신가 보다 했는데 막상 내가 노안이라는 이유로 안경을 써야 한다고 하니 기분이 묘했다.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쓰고 싶었던 안경을 나이 마흔이 넘어 "노안"이라는 이유로 써야 하다니... 가는 세월 막을 수 없다는 게 이런 걸 보고 하는 말인가 싶다.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노안이 오는 거니 특별히 안과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위안삼아 난생처음 안경을 맞추고 집으로 돌아왔다.


안경을 쓰고 책을 보는데 신세계가 따로 없다. 정말 잘 보인다. 그래... 노안이면 어떠랴 살아있는 동안 불편한 건 해결해 가면서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거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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