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고희영 그림 에바 알머슨 "엄마는 해녀입니다."를 읽기 전에 시리동동 거미동동 노래를 불렀다 시리동동 거미동동에 나오는 엄마와 이 책의 엄마의 공통점을 말해보라고 하니 "어부요"라고 말한다. 어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7년생으로 여러분보다 3살 어린 동생 책이라고 했더니 우리 반 @@이가 책 앞으로 나오더니 "짜식 나랑 한판 붙어볼래?"라고 까불거린다. 그림책의 내용이 너무 잔잔한 까닭일까 여자 아이들은 집중을 하는데 남자아이들은 숨비소리, 테왁이란 단어의 등장에만 바짝 관심을 보일 뿐 "선생님, 책 언제 끝나요?"라고 물었다. 그래도 다행히 많이 남지 않은 페이지였다. 반 페이지밖에 못 읽어줬는데 이런 질문을 받지 않은 게 다행이다. 어른인 내가 좋아서 들고 온 그림책이 아이들한테는 시큰둥할 때도 있고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책이 아이들이 좋아할 때도 있다. 그림체가 예뻐서 숨비소리라는 단어가 예뻐서 소장한 "엄마는 해녀입니다."는 아쉽게도 전자다.
1학년보다는 높은 학년에게 읽어줬으면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 아이가 엄마를 애틋하게 기다리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나와 일부만 좋아했던 "엄마는 해녀입니다."
호오이 호오이 엄마가 살아있다는 소리
숨비소리
펄럭 펄럭 얼굴까지 덮은 이불이 움직이는 소리
나의 10세의 새근새근 잠자는 소리
나의 10세가 자라는 소리
다정한 삼대 사진
엄마의 엄마가(외할머니) 엄마에게 말했다.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
나의 숨만큼 있다 오는 게 내 직업에선 어느 정도일까?
컬러링만 예쁘게 해도 충분히 예쁜데 그림을 어벤저스로 만들어 놓는 남자아이들,
창의성을 인정해주는 것이 나의 숨만큼일까?
교실 뒤판에 전시할 거니 조금 더 예쁘게 칠해달라고 달래는 게 나의 숨만큼일까?
고민되는 하루였다. 나는 꼰대인지 어벤저스보다는 정성 들여 칠해준 @@이 작품이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