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김은주 지음
※ 구글 수석 디자이너(저자)에게 묻다.
월급은 성과에 대한 보수긴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현대의 업무는 거의 '협업'의 형태입니다. 협업이 필수라는 것은 결국 우리가 동료, 상사와 함께 일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시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감정 노동을 한다는 이야기죠.
저는 이 감정 노동의 대가가 월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그러니 상사나 동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결국 '돈을 버는 스트레스'입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깨닫고 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원래 돈 버는 건 힘든 일이다. 나는 지금 내 월급의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감적적인 스트레스를 업무의 일부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죠.
그럼요. '배울 게 없다.'는 말은 사실 '내 배움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배운다'는 것은 능동형 동사입니다. 저절로 배워지는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
같은 곳에서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누군가는 그것을 통해 통찰을 얻고 성장하지만, 누군가는 제자리걸음만 합니다. 결국 환경 탓이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능동적인 자세의 문제입니다.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성장도 멈춥니다. 환경을 바꾸기 전에, 먼저 배움의 태도부터 점검하세요.
눈물은 마음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을 때 나오는 가장 솔직한 표현입니다. 그러니 억지로 마음을 가두거나, 스스로를 속일 필요가 없습니다. 울고 싶으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울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그만입니다.
두려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두려움은 나 혼자만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아니라, 인류가 보편적으로 지닌 감정입니다. 보편적인 감정에 짓눌릴 필요는 없죠.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눈물을 흘리든, 두려워하든, 그 모든 것이 인간으로서 당연한 모습이기 때문이죠.
정말 다행이에요. 다들 "내가 20대면 했다.", "내가 30대면 했다." 이런 말 많이 했을 거예요. "참 좋을 때다" 이런 말도요. 그 나이때 하지 못한 후회로 지금도 무기력하게 있나요?
그럼 매일 아침 이렇게 외쳐보세요.
"오늘은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가장 빠른 날이다."
마흔아홉의 저에게도 오늘은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가장 빠른 날일 겁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시작을 미루는 변명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완벽하게 준비되기를 기다리기보다, 바로 오늘, 작더라도 의미 있는 한 발을 내딛는 용기가 중요합니다.
많은 면접자에게 질문했어요.
"가장 까다로운 고객과 그들의 요구에 어떻게 응대했는지 얘기해 주세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은 "예전에 제가 만난 고객 중에..."로 이야기를 시작해요. 특정 사례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만 이야기하는 거죠.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거예요. 까다로운 고객이 만들어지는 이유부터,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까지 전반적으로 짚어주는 통찰이 필요하다는 거죠. 단순히 눈앞의 문제를 치우는 것을 넘어, 왜 자꾸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제거해야 해야 합니다.
여행이 식견을 넓혀준다는 건, 여행이라는 낯선 공간과 일탈의 시간이 주는 경험 때문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오면 금방 원래의 나로 돌아가 버리기 쉽죠.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식견을 넓히는 방법은 일상 속에서 사고를 쳐보는 거예요. 그래야 비상 상황에 대한 단단한 촉이 생긴다는 게 저의 주장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 보다는 내가 이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죠. 프로젝트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당신은 성장했을 겁니다.
어떤 솔루션도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똥인 줄 알았는데 된장인 경우가 실제 있다.
똥인 것을 증명하는 일은 또 다른 돌파구를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똥을 싸고 밑을 닦아야 개운하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중
딸이 틀린 문제를 보더니 말하더군요. "아무리 봐도 문제가 잘못됐어. 왜 2번이 답이야?"
저는 설명하지 못했지만 남편은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더군요.
"잘 봐. 1번은 아니지. 2번은 모르겠지. 3~4번도 아니지. 그러니까 2번이 답이야."
그걸 들은 딸아이는 아빠의 설명에 흡족해했어요. 그리고 저는 깨달았죠.
정답이어서 정답인 게 아니라, 다른 게 정답이 아니니 차선이 정답인 거라고요.
인류의 역사는 스토리다. 'Hi-story'. 그리고 인간은 이야기로 사고한다. 인간은 사실과 숫자, 방정식보다는 이야기 안에서 생각한다. 이야기는 단순할수록 좋다.
-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중에서
유발 하라리 말처럼 인간은 사실이나 숫자보다는 이야기 안에서 사고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나 자신의 이야기 (My-story)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 보세요. 이직이 빈번했다면 그 이직을 성장의 단계로 엮어내면 되고, 다양한 일을 해왔다면 그 다양한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면 됩니다. 이렇게 우리 삶의 서사를 스스로 완성해 나갈 때, 우리는 불안이라는 안갯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단단한 주인공이 되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