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진 Jan 31. 2024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서평

능력은 절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Sub 1. 능력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는 법


사람 마음은 참 어렵다.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가도 한번 삐끗하면 틀어진다.

신의 변덕인가?

어릿광대의 장난인가?

그 마음속을 내가 알 길은 없다.


드라마에서 본 적 있다.

"내 마음을 그렇게 몰라?"

"말을 안 하는데 무슨 수로 알아!!"

맞다.

우리는 우리 근처의 사람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하물며, 지금 우리의 마음조차도 모르는 게 사람이다.


'액자 없는 예술품'이라는 말을 아는가?

미술관에서 모든 관람객들이 감탄하며 바라보는 걸작이 있다.

같은 작품이 액자도 없이 동네 음식점에 걸려 있다면, 과연 사람들은 감탄하면서 그 작품을 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

예술 작품보다는 값어치가 훨씬 저렴한 음식의 냄새, 맛, 식감에 더 집중할 것이다.

이게 다 그림의 가치를 증명해 줄 '액자'가 없어서 일어난 일이다.


책에서는 말한다.

매일 어느 정도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동료들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10년 가까이 걸린다고.

하물며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전문가의 능력을 어떻게 정확히 평가하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유능한 전문가를 찾아 여러 사이트와 지점을 전전한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유능함'을 판단한단 말이가?


한때 나는 상사가 나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아 속상했던 적이 있다.

이때 나는 요구만 하는 철없는 신입사원이었다.

그리고 큰 깨달음을 통해 내 능력을 먼저 키우는 일을 택했다.

그와 동시에 내 성과를 드러내는데 과감해졌다.

내가 일을 했으니 그에 합당한 점수를 부여해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는 팀에서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이걸 '프레임 씌우기'라고 명명했다.

긍정적인 프레임과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의 프레임을 나에게 씌우고 그 프레임대로 삶을 살아간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그 방향에 맞는 선택을 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이 개념이 이 책 서두에도 나온다.

"실제 능력이 아니라 겉으로 보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갸웃할 문장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내실을 다져라는 말을 많이 들어와서 그런지 우리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말이다.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 보자.

우리가 사람을 판단할 때 실제 능력을 볼 수 있는가?

우리는 그 사람의 성과나 자격증, 결과물을 보고 그가 전문가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소개팅을 나갔다고 하면, 첫인상으로 상대를 판단하게 된다.

성격, 학력, 재력, 취미 등은 첫인상이 합격점일 때의 이야기다.


이제 능력을 드러내는 방법에 대한 감이 살짝 오나?

우리는 행한 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받는다.

우리가 큰 병에 걸렸다고 가정해 보자.

큰 병원을 찾아서 담당 주치의를 배정받았다.

이때 주치의가 경험도 없는 신입이면 좋겠는가?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베테랑이면 좋겠는가?


실제로 담당 주치의가 매우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환자는 동일한 처방을 받아도 더 일찍 낫는다고 한다.

우리는 항상 보이는 것으로 평가하고 평가받는다.

그럼 우리의 보이는 것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이 학생이라면 공부 잘한다는 인상을 풍길 방법을 생각하면 된다.

항상 맨 앞자리에 앉아서 교수님에게 눈도장을 찍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럼 교수님이 직업 연계를 할 때, 당신을 떠올릴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당신이 자격증을 걸고 일하는 전문가라면 사무실에 자격증을 전시해 놓던지,

블로그에 자격증이나 경력을 적어 놓는다던지, 당신의 업적을 고객의 시선에다 두어라.

그러면 고객들은 당신을 유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자기 PR을 끊임없이 고민하자.

 



Sub 2. 장점을 부각해 운을 내 편으로 만들자


글을 쓰는 게 즐겁다.

글을 쓰기 위해 하는 독서도 즐겁고, 필사도 즐겁다.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고, 대화의 품격에서 느껴지는 성장을 즐기는 것도 즐겁다.

마치 스포트라이트가 나를 비추고 있는 기분이다.


스티브 잡스는 청중 앞에 설 때마다 속으로 절규했다고 한다.

"스포트라이트여, 제발 나에게로!"

조명이 기억 보강재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옛날 개그콘서트를 볼 때를 기억한다.

지금의 이수지 코미디언 님을 만들어준 코너 '황해'를 기억하는 분 있는가?

"많이 놀라셨죠~? 저도 많이 놀랐어요~" , "니 지금 말 아이했니?" 표준어와 황해도 사투리를 오가며 펼치는 연기는 정말 예술이었다.

무대의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이수지 님을 비추고 있었다.

얼마나 강렬했는지 다른 코미디언은 보이지도 않았고, 지금 기억 속에도 남아있지 않다.

빛나는 조명 속에 서있던 사람만 기억이 난다.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스포트라이트 어디에 서 있는가?

빛나는 조명 속인가?

조명을 벗어난 어둠 속인가?

우리는 빛나는 조명 속의 삶을 살아야 한다.

책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서는 나의 장점만 상대에게 각인시켜라고 이야기한다.


1) 즐거운 일에는 가능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

내가 잘하는 일과 잘했던 성과를 최대한 오랫동안 퍼지게 두고, 가능한 여러 개의 단위로 나누어 골고루 분배해야 하며, 가능한 자주 언급해라.

주위에서 들려오는 찬사와 인정은 당신을 춤추게 할 것이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당신을 진짜로 만들 것이다.


대학생 시절 나는 학과 부학회장을 역임했다.

부학회장 당선 이유는 학회장이 봤을 때 같이 일하기 편하고 일을 잘할 것 같아서였다.

보통은 1학년때부터 학생회에 가입해 활동했던 인원 중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을 부학회장으로 뽑았었다.

하지만 나는 학생회 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낙하산 부학회장이 되었다.

그렇기에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물리치기 위해서, 나를 믿고 끌어준 사람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능력을 보여야만 했다.

그때부터 나는 학과 행사를 미친 듯이 챙기기 시작했고, 마치 학회장의 와이프라도 된 것처럼 내조를 했다.

학회장은 대외활동을 하고, 나는 내부를 돌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성공적으로 학생회를 마쳤고, 역대급 학생회였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나는 부학회장에 걸맞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런 사람일 것 같아서 부학회장에 뽑혔고,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능력 있는 부학회장이 되었다.


2)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

A와 B 두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이 두 사람의 성격은 아래와 같다.


A : 똑똑하다, 근면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스럽다, 질투심이 많다.

B : 질투심이 많다, 고집스럽다, 비판적이다, 충동적이다, 근면하다, 똑똑하다.


A는 어떤 사람일 것 같은가?

그럼 B는 어떤 사람일 것 같은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A에서는 호감을 느끼고, B에게는 비호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초두 효과' 때문이다.

초두 효과는 먼저 제시된 정보가 후에 알게 된 정보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이 효과를 이용한다고 한다.

서두에서 가장 강하거나 좋은 소식을 전하고, 서두를 바람막이 삼아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런 스피치 방식은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유용한 기술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3) 운과 재능을 나의 편으로 만들자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의 기본 미덕은 '겸손'이다

하지만 지나친 겸손은 나를 좀먹는 벌레이고 나를 파멸로 이끌 특성 중 하나이다.


인생에서 후회되는 것이 하나 있다.

경력 이직을 하는데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억으로의 이직이었다.

커리어를 위해서 가는 이직이었기에, 연봉 수평이동에 한마디의 항의도 하지 않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 입사하고 시간이 지나니, 나는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 놓고, "운이 좋았던 거죠"라고 말하는 건, 우리의 보이는 능력을 낮추는 일이 된다.

그에 반해, 성과를 내기까지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강조한다면, 우리의 성과는 특출 난 능력 덕이 된다.

이렇게 말해보자

"이런 어려움들이 있지만, 한번 해보겠습니다."

상황에 문제가 많을수록 우리의 능력은 더욱 올려치기 될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낮추기 말자.



Sub 3. 볼수록 매력 넘치는 사람들의 비밀


나는 버락 오바마의 연설을 좋아했다.

어려운 정치 용어가 좋았던 건 아니다.

왠지 모르게 나와 대화하는 것 같았고, 내 눈을 자주 쳐다보는 것 같았다.

미국 대통령이 내 앞에서 나를 바라보고 나를 위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좋았나 보다.


하지만 그는 단지 연설문을 매단 카메라를 곳곳에 배치해서 모든 참석자를 향해 말하는 듯한 인상을 줬을 뿐이다.

연구에 따르면, 신체 언어를 동원해 표현한 경우에는 청중의 호의적인 평가를 얻었다고 한다.

반면, 동일한 사람이 움직임 없이 단조로운 목소리로 발표했을 때는 그에 대한 평가가 훨씬 나빠졌다.

매력적인 사람은 '행동'을 이용할 줄 안다.


회사에서는 분기에 한번 학습 발표를 한다.

평소 일을 잘한다고 생각했던 동료가 발표를 하는데, 손짓을 아주 크게 크게 쓰더라.

말로는 동작을 써야 외운 대본이 생각이 난다는데, 그는 행동이 주는 이점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표정'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어린 시절 우리 아버지의 거래처 사장님은 항상 말했다.

"너희 아버지는 인상이 참 좋아~"

그렇게 말한 사장님은 우리 아버지와 오랜 인연을 이어갔다.

사장님도 그렇고 우리 아버지도 그렇고 인상이 다했다는 말을 한결같이 하신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처럼 힘든 일이 있어도 웃어보자.

우리 기분이 좋아지는 건 물론, 주위 사람들에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은 손님들을 맞이하기 전날 밤, 그들의 전문 분야에 관한 책들을 모조리 꺼내 읽었다.

그렇게 손님을 맞이하면 전문용어를 술술 말할 수 있었고, 손님의 관심사를 자극해 친목을 다질 수 있었다고 한다.

루스벨트 대통령을 '비위를 맞추는 방법'으로 사람을 홀렸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그 인기는 루스벨트 대통령을 유능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실제로 인기 있는 사람은 인기 없는 사람보다 더 유능하다고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국의 정서에는 잘 맞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보자.

비위 맞추기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에게 '충고'를 구하는 것도 존경심을 표현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또 영업사원들은 고객과 자신의 비슷한 점에 주목하라는 교육을 받는다.

상대와의 공통분모를 찾아 상대를 홀리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은 같은 울타리 안에 있다고 착각을 하게 되고, 나에 대한 무장을 해제한다.



Sub 4. 총평


대한민국에서 자란 나에게 아주 신선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인사이트가 넘쳤고, 특히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나를 망치는 습관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국의 대표 정서인 '겸손을 옳고, 아부는 나쁘다.'라는 말을 어릴 적부터 듣고 믿어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겸손은 나쁘고, 아부는 나에게 이롭다.'라고 말한다.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서 책 중간에 동의하지  못하는 구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면을 알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매거진의 이전글 픽사 스토리텔링 서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