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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진 Feb 04. 2024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서평

전쟁 속에 사라지는 수많은 이야기


Sub1. 전쟁의 기운


요즘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종전의 기미를 찾아볼 수도 없이 활발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미국의 보복으로 중동 전체로 확전 되는 분위기이다.

우리 동아시아에서도 전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계속해서 우리를 도발하고 있고, 중국의 시진핑도 대만을 무력통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는 독소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전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라 생각한다.



Sub 2.   전쟁의 참혹함


우선 나는 이 책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느꼈다.

순수하던 한 소녀가 처절하게 짓밟히고,

복수를 위해 전쟁 기계가 되더니,

종국에는 살인을 즐기는 지경에 이른다.

이게 과연 이 소녀의 잘못이었을까?

아니다.

국민을 전장에 세운 국가의 잘못이며, 전쟁을 일으켜 이런 환경을 만든 수뇌부의 잘못일 것이다.

항상 피해를 보는 건 힘없는 국민이다.


*출처 :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책 중 그림


어디든 똑같다.

직장에서 분위기를 강압적으로 만들거나, 무례하게 명령하는 닮기 싫은 상사들이 꼭 존재한다.

나는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 해도 어렴풋이 비슷한 행동을 하게 되고,

그 사실에 스스로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버지가 무뚝뚝해서 말 수가 없으면, 그 밑의 자녀들도 무뚝뚝하고 감정을 표현하기를 힘들어한다.

그리고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한껏 몸을 움츠려있다.

또 화목하고 소통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내가 적응할 환경을 잘 조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ub 3. 전쟁이라는 큰 흐름에 묻힌 개인의 서사


이 이야기의 큰 흐름은 소녀를 중심으로 전쟁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이다.

하지만 전쟁의 뒷면에는 출신도 이름도 모르는 캐릭터가 계속해서 죽어간다.

그 캐릭터들도 태어나고 살아온 서사를 가진 존재들이다.

이 소설의 작가님은 이러한 사람들의 서사조차도 그냥 지나가게 두지 않는다.

이 캐릭터에 이런 사사를 부여해 그 사람이 죽거나 다쳤을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동일하게 느끼게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쓴 '아아사카 토마' 작가님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작가님의 말을 빌리자면 "수많은 사람의 죽음 뒤엔 각자의 배경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전쟁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뒤에서 은은하게 전쟁을 혐오하는 그 문장력에 감탄했고,

실제 읽는 내내 이런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다.

특히 내용 중에 이런 느낌의 대화가 있었다.


미국과 유럽의 여성은 전쟁 나가는 남자를 위해 노래를 부르고 응원을 한다.
여성을 광대로 내세우는 자본주의는 여성을 광대로 보는 것인가?
하지만 우리 소련은 다르다.
여성에게도 동등한 권리를 줌으로써 우리도 한 군인으로 당당하게 이 자리에 서 있다.
-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중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글인가 싶지만, 현대인인 나는 이 문구를 읽을 때 이런 느낌을 받았다.

어떤 집단이 힘없는 노약자나 아이들을 전쟁에 내보내는가?

특히 어린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피워내기도 전이다.

과거 소련에서는 여성, 아이 할 것 없이 전쟁에 나갔다는 게 정말 충격적이었던 장면이었다.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들도 모두 자신의 인생이 있었고 서사가 있었다.

하지만 전쟁 속에서 그들의 서사는 비극적인 결말을 맺고 사라졌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전쟁은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왜 참전 군인들이 전쟁터를 다녀오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지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우리 세계의 사고방식과 정신으로는 저 살벌한 전쟁터에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부디 모든 전쟁이 종전되고 다시 한번 세계의 평화가 오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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