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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Mar 13. 2023

초보 팀장에게 성과보다 중요한 한 가지

이정민 KBS N 마케팅본부 부장

"뛰어난 실무자일수록 팀장이 되었을 때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실무 능력과 팀 매니징은 전혀 다른 능력인데, 저도 그걸 몰라서 너무 고생했죠."

탁월한 성과로 남보다 10년 빨리 팀장이 되었지만 돌아보니 팀장의 진짜 능력은 다른 곳에 있었다는 정민 님. 오늘의 인터뷰는 초보 팀장의 예상치 못한 난관, 팀 간 커뮤니케이션을 다뤄봤어요. 회사 조직 간의 힘겨루기 속에서 우리 팀을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하는 초보 팀장님이라면, 이번 인터뷰에서 힌트를 얻어 가실 수 있을 거예요!


이정민 KBS N 마케팅본부 부장


Q. 정민 님, 안녕하세요! 헤이조이스 멤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8년 차 마케터이자 기획자인 이정민입니다. 저는 광고대행사에서 경력을 시작했어요. 이후 KBS의 뉴미디어 채널을 담당하는 KBS N에서 팀장직을 맡았고, 지금은 마케팅본부 부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본부 규모는 30명 정도 됩니다. 



Q. KBS N의 ‘최연소 팀장’ 기록을 세우셨다고 들었어요. 계속 ‘막내 팀장’으로 불리셨다던데요. 막내 팀장이라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KBS N은 KBS의 서브 채널과 모바일 플랫폼을 총괄하는 본부예요. 여기서 저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을 담당했습니다. 사실 IMC 팀은 사내에 없던 조직인데, 제가 회사를 열심히 설득했어요. 뉴미디어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광고주를 설득할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요. 회사의 승인을 받아 신생팀의 팀장이 됐죠.


신생팀의 새내기 팀장인 데다, 평균적인 케이스보다 10년 빠르게 팀장이 되었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까마득한 선후배 관계였는데 팀장 대 팀장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할 때나, 나이 지긋하신 외주 제작사, PD님께 협조를 구해야 할 때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대상 포진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할 정도로요. (웃음)



Q. 많은 초보 팀장이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정민 님은 관계가 주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일단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요. 시간이 쌓이면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감을 잡을 수 있었어요. 옆 팀장부터 제작처 부장님까지, 타깃별로 접근법이 다르다는 점도 알게 됐죠. 경험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유형별로 그룹화가 되더라고요. 이번에 <팀장 온보딩 스쿨>에서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Q. 우리 팀이 다른 팀의 일을 해야 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팀원들의 의욕을 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럴 때 열정을 불어넣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주니어들에게는 이 프로젝트를 지렛대 삼아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줍니다. 주된 업무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업무라도, 이 경험을 어떻게 어필해서 커리어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지 경로를 알려주려고 해요. 중간에 지체가 생기는 구간이 없는지 계속 확인하고 백업을 도와주고요. 시니어 분들인 경우에는 아까 말씀드린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사용합니다. 또 평소에 회사 시니어 분들께 먼저 스몰토크를 건네는 편이에요. 인간적인 관심을 표현하면서 관계를 쌓아두는 편입니다.



Q. 다른 팀에서 지원 요청이 들어올 때, 팀 리소스를 보호하는 것도 팀장의 중요한 역할인데요. 이럴 때 팀장 간 협상에 유용한 팁이 있을까요? 


팀의 강한 추진력을 만들려면 가장 중요한 일이 '에너지를 아끼는' 일이에요. 중요하지 않은 일에 에너지를 아껴야 중요한 일에 몰아 쓸 수 있으니까요. 초보 팀장일수록 톤과 매너가 중요합니다. 특히 거절할 때는 사적인 친근함에 기대어 접근하면 안 돼요. 옆 팀 팀장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정중하고 확실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 팀이 그 일을 맡기 어려운 이유도 설득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요.



Q. 새내기 팀장 시절을 돌아보면, 지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을 듯해요. 그때 가장 필요했던 조언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뛰어난 실무자일수록 팀장이 되었을 때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실무 능력과 팀 매니징 능력은 삼각형과 역삼각형처럼 다른 능력인데, 저도 그걸 몰라서 너무 고생했어요. "팀장이 되었으니까, 이번 프로젝트 끝내주게 잘 해내야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망해요. (웃음) 늘 칭찬받았던 대로, 실무를 열심히 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저는 실무 욕심을 손에서 내려놓고 조직 내 관계 설정을 업무 1순위로 올리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나와 팀원 간의 관계 설정, 옆 팀장과의 관계 설정, 상사와의 관계 설정을 새롭게 하는 일에 가장 힘을 기울여야 해요. 시간을 들여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관계 능력을 쌓아나가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3월 1일자 헤이조이스 뉴스레터에 먼저 실린 인터뷰예요. 헤이조이스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뉴스레터로 누구보다 빨리 받아볼 수 있어요. 여기서 구독 신청하면 매주 수요일 아침에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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