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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Apr 22. 2020

끝나지 않는 영어와의 싸움, 검증된 전략 5가지 #2

구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 인터내셔널 스토리텔링 디렉터 정김경숙 님

회사 다니면서 영어 공부, 뭐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12년을 배워도 너무나 어려운 영원한 숙제, 영어!


구글 인터내셔널 프레스 총괄 로이스(정김경숙) 님에게

미국 본사에서 영어로 일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들어 봅니다.


영어와 더불어 자기 분야에 대해서도 20년 넘게 꾸준히 공부하셨다고 하는데요.

정말 일에 도움이 되는 공부가 무엇일지, 로이스 님의 편지에서 답을 찾아 보아요.


※ 로이스 님의 강연 영상 <지속 가능한 커리어의 비결>도 놓치지 마세요!



퍼블릭 스피킹을 연습하는 스피치마스터즈 클럽


죽도록 영어 공부를!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Native English speaker)이 아닌 이상, 영어를 고민하지 않는 직장인은 없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영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직장에서 영어로 날리는 사람 앞에서는 패배감이나 열패감을 느끼며 약간 주눅도 듭니다. 해도해도 모자라고, 해도해도 늘지 않는 것 같은 영어. 


그런데 가면 갈수록, 혹은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업무에서 영어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후배를 만나거나 고등학생, 대학생 멘토링을 할 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영어 공부입니다. 


웹으로 된 전 세계 모든 문서를 언어별로 볼 때, 영어로 된 문서가 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한국어로 된 콘텐츠양은 얼마나 될까요? 0.6%입니다. 1%도 채 안됩니다. 즉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은 다른 나라 언어가 99% 이상입니다. 특히 영어를 정말 잘 할 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양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사실 우리 산업계에서 기회도 마찬가집니다. 영어를 잘하게 되면 기회의 문이 그야말로 정말 쫘악~~~~!!!! 열립니다. 영어의 중요성은 ‘그냥 영어 잘하면 좋지’가 아니라, 정말정말(x100) 중요합니다. 미국에 와서 보니까 그 많은 기회들이 더 잘 보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혹여나 영어 공부에 지친 분들께, 잠시 쉬고 계신 분들께 다시 동력을 내서 해보십사 독려해 봅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지만, 저의 영어 공부 변천사는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단계 : 대학 어문계열(독어독문과)을 나왔지만 언어 센스가 없어서 유학용 토플을 준비한 게 전부인 영어. 당시 유행한 ‘Voca 22000 책’을 뗀 게 다입니다. 


2단계 : 미국 MBA 유학을 가서 영어를 지금 못 잡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신혼생활을 뒤로하고, 혈혈단신 남편과 떨어져 다른 도시로 가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늘린 영어. 


미국에서 공부해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미국에서 공부했다고 해서 영어를 모두 잘하는 건 아닙니다. 7~8년 석사, 박사를 마치고 온 사람들 중에도 영어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인 사람도 꽤 봤습니다. 


미국에 와서 첫 2년 동안 영어 클래스를 듣고 모임도 나가고 수업도 받아봤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한국어가 기본이기 때문에 영어가 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떨어져서 다른 주의 학교로 가기로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당시 제 원칙은 무조건 한 번은 수업시간에 손 들고 질문 혹은 코멘트를 하자는 것. 어눌한 영어이지만 항상 손 들고 발표 혹은 질문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교수님 한 분은 “아직 로이스가 질문을 안해서 수업을 못 마치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24시간 영어로 생활하다 보니 이 때는 리스닝이 많이 늘었던 것 같고, 영어 울렁증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자잘한 오류가 많은 브로큰 잉글리시(Broken English)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뚝심있게 하는 정도가 됐습니다.


3단계 : 한국에 돌아와서 모토로라와 릴리에 다닐 때는, 저는 영어를 꽤 잘하는 줄 알고 10년 정도 탱자탱자 지냈습니다. 부끄러운 유학생 정도의 영어임에도, 릴리 다닐 때는 저 포함해서 동료 몇명이 돌아가면서 외국인 임원 통역을 맡을 정도였으니까요. ‘나름 잘한다’라는 착각을 하고 ‘이 정도면 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때까지 저는 회사에 두 가지 그룹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를 잘하지만 일을 못 하는 그룹 vs. 일을 잘 하는데 영어를 그닥 못하는 그룹. 그리고 후자인 저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기깔나게 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할 말은 자신있게 하고, 내 업무를 더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한 직장인. 물론 영어도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노력 없는) 희망사항은 있었지만, 당장 필요하지 않으니 이 때는 동기부여 없이 하다 말고, 하다 말고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4단계 : 심각하게 영어를 시작. 구글에 들어오니 제가 갖고 있던 '두 그룹 이론'은 깨졌습니다. 여기는 영어도 잘 하고 일도 잘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특히나 중요한 것은 영어를 잘 해야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세계 팀과 긴밀하게 일하기도 하지만, 모든 의사결정은 토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어를 못하면서 일을 잘 할 수가 없고, 영어를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의미있게 기여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위로 올라갈수록 더 중요한 문제를 다루게 되고, 더 많은 논의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영어로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습니다. 


영어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첫 몇년은 아주 열심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전편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정말로 인생을 걸고(!) 영어를 집중 공부하게 된 사건이 생긴 겁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한 8년 전쯤 다른 나라에 있는 팀원들과 하는 화상 컨퍼런스콜에서 발표를 맡았는데, 너무 긴장해서 음소거를 풀지 않고 7분 정도 발표한 것입니다. 제 말을 들을 수 없었던 회의 참석자들은 혼자 주절주절 대고 있던 저를 그냥 두고 자기들끼리 다른 주제로 넘어갔습니다. 


저는 당시 발표 때 모니터를 보지 않고 바닥만 보고 발표를 해서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이 일은 지금도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해집니다. 다만 8년이 넘은 지금도 영어 공부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3편을 읽어보세요. 자신감 100배 되실 겁니다!)


그렇게 ‘영어를 제대로 해 보자, 지나간 유학생 영어 수준을 떨쳐버리자. 40살이 넘었지만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원어민 영어 수준까지 해 보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영어 공부를 심각하게 하기 했습니다. 우연찮게 같은 검도장에서 수련하는 분이 유명한 영어학원의 강사였어요. 이 분과 영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구글에서 3명이 그룹으로 함께 했고, 시간이 가면서 한 명 두 명 떨어져나가 최근 몇 년은 1:1 수업을 계속 했습니다. 이 분과 공부하면서 영어 열정이 생겼고, 하루하루 느는 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이전 직장에 있었던 영어 잘 하는 부사장님이 CNN을 매일 3시간씩 듣는다고 했을 때는 ‘뭐 그렇게까지…'라고 했는데, 지금은 제가 그 상황입니다.


영어 공부 팁 5가지


영어 공부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고 너무나 많은 교재들이 있어서 어떤 것을 추천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저에게 통했던 팁을 정리해봤습니다.


팁 1. 꾸준히 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오프라인 수업을 듣거나 친구들과 같이 하는 방법들을 말합니다. 영어는 교재나 선생님이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히, 중단하지 않고 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어렵지요. 바쁘고 힘들면 가장 먼저 중단하게 되는 게 영어입니다. 바로바로 공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그런 거 같습니다. 이럴 때는 정말 '장치'가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영어 공부할 때 오프라인 수업을 동료랑 같이 하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평상시에도 영어 표현에 대해 이메일을 주고 받고, 좋은 소스를 알게 되면 공유했습니다. 수업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 독려했구요.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 지금은 한국에 있는 친구들 4명과 함께 SNS 그룹방에서 1일 1영어표현 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와서도 미국인 선생님과 함께 1:1 영어 수업을 주 3회 하고 있습니다. 24시간 영어 속에서 살지만, 오류를 줄이고 완성된 문장으로 말하고 쓰는 건 추가적인 노력 없이는 안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말과 글에서 수정(correction)을 받아가는 수업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팁 2. 나에게 맞는 영어 콘텐츠를 찾아봅시다. 요즘엔 유튜브에 워낙 다양한 형태, 내용, 수업 방식의 영어 동영상이 있습니다. 꾸준히 들어도 지겨워지지 않는 내용과 교수법을 갖춘 동영상 채널들을 찾아보세요. 어떤 분은 미드를 보시기도 하구요. 이것저것 테스트해 보시고, 나에게 딱 맞는 채널을 선택하면 꾸준히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제 경우 듣기 연습으로 그 날의 뉴스와 각종 팟캐스트를 듣고, 영어 표현을 배우는 것으로 '빨간모자쌤'으로 유명한 라이브 아카데미를, 현지 생활 영어는 미국에서 통역사로 계시는 소피반님 채널을 집중적으로 듣고 있습니다. 


팁 3. '오늘 배운 영어 중 1개는 바로 써 먹는다'를 원칙으로 합니다. 영어라는 게 아무리 인풋이 많아도 이것이 아웃풋으로 나오려면 100번은 연습해야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냥 동영상이나 영화 보면서 “맞아, 저 표현 딱이다.” 이렇게 알고 지나가면 말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꼭 써먹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이메일 쓸 때, 말할 때 새롭게 알게 된 표현을 꼭 일부러 사용합니다. 1일 1표현이라도요. 미국에 와서 영어 스피치 연습을 함께 하는 토스트마스터즈 클럽(Toastmasters Club) 모임을 주 1회 하는데요. 이 때도 그 주에 배운 표현을 꼭 사용하고 있습니다. 


팁 4. 짬나는 시간에 영어 팟캐스트를 한 번 들어보세요. 사실 하루하루가 바쁜데 영어 공부에 따로 시간 내기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출퇴근, 운동 시간을 활용해서 본인이 좋아하는 영어 팟캐스트 채널을 들으면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상 없이 소리만 듣는 게 리스닝에 집중을 더 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자기가 관심 있는 내용이나 관련 업계 내용을 들으면 일석이조가 되구요. 제가 뺴놓지않고 듣는 팟캐스트는 링크드인의 헬로 먼데이입니다. 커리어 동기부여도 같이 되니 좋습니다. 그리고 5분짜리 뉴스채널 NPR도 듣습니다. 


팁 5. 영어 공부한다는 사실을 주변에 얘기해 놓고, 부지런히 물어보고 피드백을 받으세요. 금연이나 식이 조절 성공 요인과 비슷한 것 같아요. 좀 민망할 수도 있겠지만 창피함을 뒤로 해야 합니다. 모르는 단어 표현이 나오면 자주 물어보고, "오늘 영어 어땠어? 발표 괜찮았어?" 피드백을 받으려고 합니다. 


이런 피드백은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내가 영어 공부를 하고 있으니, 표현이 이상하면 꼭 알려줘" 라고 미리 얘기해 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의사소통이 안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거든요. 그러면 표현의 정확성이 안 높아져요. 


다시 강조하지만, 꾸준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꾸준히 하면 나도 남도 달라짐을 느낍니다. 본인을 믿으세요! ^^


다음 주는 마지막 편지로, 직장인으로서 사회적 가치 확산에 함께 할 수 있을지에 관해 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한 주 건강히 잘 보내시고요. 


로이스 올림 

loiskim2020@gmail.com 


최근 올린 편지 모두 보기


*계속 즐겨 듣는 팟캐스트 : Mobituaries(사라져버린 역사 속 인물 혹은 물건에 대한 아기자기한 스토리텔링과 감미로운 목소리. 다만 분야가 다를 때는 좀 어려운 영어)

*이번 주 서랍 옷 부피를 반으로 확 줄여 준 정리팁! : 유튜브 정리의 달인 (또 접고 싶은데 이제 접을 게 없어요!!)

*이번 주 사회적 거리두기 하면서 오른 산(이라기보다는 둔덕) : Rancho San Antonio Country Park (자전거 타고 오다가 넘어져서 무릎 깨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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