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패했다. 그리고 나는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절망 속 작은 씨앗

by 식물굴
나만의 아지트 식물굴

나는 실패했다.

4년 동안 빵집을 운영하다 폐업했다.

"더 열심히 할걸." 자책과 후회가 가득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더 열심히 해?"라는 의문이 들었다. 먹고 싶은 것도 맘껏 먹지 못하고, 사고 싶은 것도, 사주고 싶은 것도 살 수 없었다. 빵집을 운영하기 위해 모든 걸 아꼈지만, 남은 건 실패라는 절망뿐이었다.


폐업 후 2년, 시간은 흘렀지만 내 마음은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남은 빚을 갚기 위해 낮과 밤이 바뀌는 공장에서 일했다. 몸은 지쳤고, 마음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와 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화분을 보았다. 평소엔 식물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초록빛 잎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마음속 가뭄을 이겨내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초록이 예뻐서였을까? 테이블야자를 3,000원에 샀다.


식물 키우는 법을 몰랐다. 그냥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줬을 뿐이다. 그런데도 식물은 무럭무럭 자랐다. 그러다 어느 날, 나는 처음으로 ‘새 잎’을 마주했다. 잎이 가운데로 볼록 솟아오르더니, 꽃처럼 피어났다. 컵에 수돗물을 받아 가끔 뿌려준 것뿐인데. 그 순간, 나는 미소를 지었다. ‘뿌듯함’ 그리고 ‘성취감’이었다.


바로 빵집을 처음 열었을 때 느꼈던 바로 그 감정이었다.




나는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려움 속에서 작은 희망처럼 다가온 초록 친구들과이제는 함께 살아간다. 집안 옹기종기 모여 있는 식물들을 볼 때마다, 2년 전의 절망은 추억이 되어간다. 아직도 남은 빚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지만, 내 삶에도 찬란하고 넓은 ‘새 잎’이 날 것이라는 희망으로 살아간다.


내가 식물로 위로받았듯,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창가에 작은 화분 하나를 놓게 되길 바란다.


그렇게 당신도 '새 잎'을 만나길 바라며, 첫 장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