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계절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곤 한다. 새로운 시작은 봄, 찬란한 청춘은 여름, 열매를 거두는 시기는 가을, 그리고 어려움은 겨울.
식물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이 계절의 의미를 더욱 깊이 느끼게 된다. 겨울이 오면 해가 짧아지고, 온도가 낮아지면서 식물들은 생장을 서서히 멈춘다. 하지만 봄이 오면 움츠리고 있던 잎들이 잎집을 뚫고 서서히 피어난다. 계절은 언제나 그렇게 흘러가고, 식물은 그 흐름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시간을 살아간다.
나의 겨울은 길고 추웠다. 코로나 기간 동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게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냉동창고 정리, 이벤트 준비, 행사진행, 택배 포장, 키오스크 조립.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했다. 하루하루 버티며 코로나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은 너무나 더디게 흘렀고,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정신과 진료를 받았을 때,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폐업을 결정하는 것도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폐업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가게 문을 닫는 일이 아니었다.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너무 지쳐 있었다.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는 작은 결정조차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작은 결정을 했다. 식물을 하나 고르는 일이었다. 히메몬스테라와 몬스테라 아단소니 중 어떤 걸 데려올까? 호프셀렘과 제나두 셀렘 중 어느 아이가 우리 집에 더 어울릴까? 고민 끝에, 나는 6cm 화분에 심겨진 히메몬스테라와 호프셀렘을 선택했다. 그다음으로는 화분을 고르는 고민을 했다. 토분에 심을지, 플라스틱 화분에 심을지. 어떤 색이 집 분위기와 잘 어울릴지. 그렇게 하나하나, 작은 결정들을 해 나갔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작은 결정들이 내 마음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6개월이 흘렀다. 나는 마침내 폐업을 결정했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작은 식물들도 나와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처음 데려왔을 때, 손바닥만 했던 히메몬스테라는 벽을 타고 올라가며 천장까지 닿았다. 호프셀렘은 더 넓은 화분으로 옮겨 심겨지며 한층 더 넓고 단단한 잎을 가지게 되었다. 식물들은 계절을 거치며 서서히 자란다.
나 역시 그렇게 서서히 성장하고 있었다.
겨울은 결국 지나간다.
아무리 끝나지 않을 것 같아도, 언젠가는 지나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어느새 더 단단해지고 성장해 있을 것이다.
자라지 않을 것 같던 작은 식물들이 결국 새로운 잎을 틔우듯이,
우리는 그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당신의 계절은 어디쯤인가요?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든, 새로운 잎이 피어날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소소한tip
- 베란다에 있는 식물들은 실내로 옮겨주세요.
- 겨울엔 증발량이 적어지면서 물이 천천히 마르기 때문에, 과습이 되기 쉬워요.
흙이 완전히 말랐을 때 물을 주는 것이 좋아요.
- 해가 짧아지는 겨울엔 최대한 햇빛이 오래 드는 곳으로 식물을 옮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