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과 노년 건강]
오늘 아침 당신은 몇 시에 일어났나요? 개운하게 깨어났나요, 아니면 찌뿌둥한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대며 괴롭게 일어났나요? 저는 최근에 잠에서 깨어 몸을 일으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쾌적한 수면을 하지 못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잠을 제대로 못 잔 날에도 잘 일어나곤 했는데, 요즘에는 나이가 들어 몸이 더 무거워진 걸까요? 일어나는 게 참 힘듭니다.
<아침에 당신을 일어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제목의 심리학 논문 리뷰 글을 봤습니다. 제목만 보고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질문에 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저를 일어나게 하는 건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생리현상입니다. 화장실에 가야만 하기에 몸을 일으켜 세웁니다. 하지만 이는 좋은 대답은 아닌 듯합니다. 왜냐하면 조금 참을만하다 싶으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계속 누워 버틸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일정이 저를 일어나게 만듭니다. 눈을 뜨니 바로 일어나서 준비해야 일정에 늦지 않을 시간이라면, 저는 괴롭더라도 바로 몸을 일으켜 준비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완벽한 대답은 아닌 듯합니다. 강제성이 강하긴 하지만, 조금 여유롭게 잠에서 깬다면 벌떡 일어나지 않고 뒹굴뒹굴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생각난 건 여행입니다. 저는 여행을 떠나는 아침이면 아무리 전날 늦게 잠이 들었어도 알람 소리에 눈을 번쩍 뜹니다. 그리고 몸을 벌떡 일으켜 콧노래를 부르며 흥겹게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 대답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강제성도 없고, 기분도 좋으니까요. 그런데 여행 그 자체가 저를 일어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 그 자체보다도, 여행을 떠남으로 인해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주로 서울로 자주 여행을 떠납니다. 계기는 보통 서울에서 진행되는 교육이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함입니다. 대신 교육과 행사가 주 목적이 되진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계기일 뿐이죠. 토요일에 교육이 있다면, 금요일에 서울로 떠납니다. 그리고 일요일까지 머뭅니다. 교육은 겸사겸사 참여하고, 주 목적은 서울에 있는 저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죠.
다시 정리를 하자면, 아침에 저를 일어나게 하는 것은 바로 '친구와의 만남'입니다. 저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만큼 행복할 때가 없습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은 저를 벌떡 일어나게 만듭니다. 전날의 피로도, 우중충한 날씨도 저를 방해하지 못합니다.
다시 <아침에 당신을 일어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제목의 글로 돌아가 봅시다. 이 글에선 삶의 목적을 가진 사람이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치매를 예측하는 요인 중 하나인 '운동-인지 위험 증후군'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운동-인지 위험 증후군은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것과 걸음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증상입니다. 삶의 목적을 분명하게 지닌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인지 위험 증후군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적다고 합니다.
또한 이 리뷰 글에서는 댄 뷰테너라는 연구자의 조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댄 뷰테너 박사는 90대 후반에서 10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아침에 당신을 일어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고, 질문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꺼내놓았다고 합니다. 뚜렷한 삶의 목적을 인식하는 게 장수의 비결일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죠.
당신은 어떤 이유로 아침에 몸을 일으키고 있나요? 어쩔 수 없이 일어나고 있나요, 아니면 일어나고 싶은 분명한 이유가 있나요? 건강한 삶을 위하여, 좀 더 만족스러운 삶을 위하여 무엇을 위해 아침에 눈을 떠서 몸을 일으키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 "아침에 당신을 일어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_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석사과정 유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