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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Sep 03. 2021

태어나고, 살아가는 이유

심수봉,[백만 송이장미].

생일 축하합니다!


  이제 2021년도 4개월이 남았다. 1월부터 8월까지 많은 사람들의 생일이 지나갔을 테고, 남은 9월부터 12월까지도 많은 생일이 지나갈 것이다. "한 해의 후반기에 생일이신 분들, 미리 생일 축하드립니다." 내 생일은 6월이었다. 이미 지나간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생일이 되면 내가 태어난 이유를 생각해보곤 한다. 생일은 곧 탄생을 축하하는 날인데, 나는 '축하할 만한 의미를 지니고 태어났을까'라는 생각.


  생명은 탄생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굳이 매년 축하를 할 필요는 없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탄생의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선 내가 존재하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봐야겠다는 데 이르렀다. 나는 이 세상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심수봉 님이 부른 [백만 송이 장미]는 나의 이런 질문에 아주 낭만적인 답을 살며시 내려놓아준다.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워 오라는
진실한 사랑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사랑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 세상으로 나왔다는 노랫말이 감동적이면서 동시에 슬프기도 하다. 사랑이란 분명 가장 숭고하고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이루기 어려운 일이다. 나 혼자 아무리 애를 써도 사랑은 맺어지지 않는다. 잠시 상대방을 현혹시킬 수는 있을지라도, 진실한 사랑은 '우리'가 되어야만 이룰 수 있다. 그렇지만 '완벽한 우리'가 되어도 사랑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나'와 '너'가 분명하면서도 '우리'로서 머무를 수 있어야 한다. 진실한 사랑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 어려운 사랑의 결실인 장미를 무려 백만 송이나 피워야 한다니. 백만 명을 만나야 하는 건 아닐 테지만, 한 사람에게서 백만 송이를 피우는 일일지라도 확실히 어려운 일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울고, 웃고


  30년 정도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두 번의 사랑을 하기 마련이다. 나는 26살에 늦게 시작한 첫 연애가, 운 좋게도 4년째 잘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아니, '잘'은 빼야겠다. 여자친구를 너무도 많이 울렸고, 이별의 위기도 있었으니까. 여차저차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연애를 지속하면서도 '사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틈틈이 떠올린다. 왜냐하면 '사랑은 00이다'라는 나만의 답이 곧 사랑을 표현하는 나만의 방식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해 여러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사랑에 대한 내 고민은 결국 여자친구의 눈물로 이어지고, '우리'가 피워낸 장미꽃을 시들게 만들었다가, 다시 피우기를 반복하게 했다. 글로 표현하기엔 건조한 느낌이 풍기지만, 참 미안하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나는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하진 못해왔다. 사랑을 주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낌이 없다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나는 시간을, 활력을, 내 삶의 여러 가지를 아직도 아끼려고만 한다.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을 하기 위해선 어떠한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만 할까? 나는 진실한 사랑을 하고 있는가?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있는가?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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