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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헤도헨 Jan 08. 2024

엄마, 멸치볶음은 그 양념이 아니었어

간단요리인데 사진이 고퀄이면 이상하니까...



나는 멸치볶음을 좋아하는데, 엄마는 멸치볶음을 맛없게 했다.

그래서 나는 멸치볶음이 아주 어려운 요리인 줄 알았다.


그리하여 주부가 되어 요리를 하게 되었을 때, 멸치볶음은 특별히 긴장하며 만들었는데...

아니, 엄뫄? 이렇게 쉬운 걸... 왜...


1. 잔멸치를 팬에 덖는다.

(즉, 기름도 물도 없이 뒤적뒤적. 비린내를 날리는 과정이라고 모두가 말하니 그리 합니다.)


2. 매실액을 주욱 붓는다.

(얼마큼이냐 하면, 뒤적뒤적하다 보면 대부분의 멸치가 공평히 젖을 정도로?)


3. 꿀/올리고당/조청을 등고선 긋듯이 뿌린다.

(셋 중 하나만 넣어도 좋고, 마구 조합해도 좋다. 마늘맛이 좋으면 다진마늘도 넣는다. 매번 다른 멸치볶음 탄생!)


4. 여력이 되면 참기름과 참깨를 넣는다.






아이의 틀린 말이 그럴듯할 때가 있다.

셋째는 '뻥튀기'를 '뻥튀김'이라고 불렀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 말이 더 맞는 말 같았다.

또 '책갈피'를 '책갈표'라고 했다. 책갈표라... 일리 있는데?

나는 그런 말들을 고쳐주지 않는다. (낄낄거리긴 한다)


그런 말 중에 '양면테이프'가 있었다. 그것은 한참 '양념테이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양면테이프로 만들기를 하다가...


3호: 엄마, 이거 양념테이프가 아니었어.

나: 아, 그래?

3호: 응, 양념테이프가 아니고,

나: (아쉽당... 너도 이제 더 이상 애기가...)

3호: 양'옆'테이프였어.


ㅋㅋㅋㅋ 그럴듯해! 역시, 고쳐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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