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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민 Jun 16. 2017

#79 우리 반은 왜 단원평가 안 봐요?

2017.5.20. 시험을 봐야 마음이 편안한 학생도 있다.

공책정리를 한 지 3달째, 아이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기로 했다.
(우리 반은 현재 4학년)

공책정리의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은 뭐야? 어떤 교과에서 도움이 되고 있니?
공책정리가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복습하는 데 도움이 되니?
이런 이야기 중에 누가 손을 번쩍 든다. 

"선생님! 우리 반은 왜 단원평가 안 봐요?"
(현재 우리 반은 단원평가 대신, 서로 가르치기, 레벨업, 퀴즈 대회 등으로 배운 내용을 확인 중이다.)

"단원평가라는 건, 시험지 이야기하는 거지? 왜 보고 싶은데?"
"제가 제대로 아는지 잘 모르겠어요."

"좋은 질문이야. 자 모두들 들어봐."

우선 첫 번째, 

단원평가는 현재의 '앎' 상태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도구가 아니다. 함정 문제, 오타, 실수 등으로 내가 아는 것을 대략만 보여줄 수 있다. 


두 번째, 

시험은 정형화되어 있어서 연습만 하면 내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아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세 번째, 제일 중요한 것.
너희들도 시험을 봐서 점수를 봐야 너희들이 알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어른들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어른들이 자꾸 시험을 보게 만드는 거야. 시험을 보지 않아도 말과 행동, 학습태도로 너희들이 배운 내용을 실천하고 말할 수 있으면 어른들도 시험으로 점수로 너희들을 평가하지 않으려 할 텐데. 

학원도 마찬가지. 학원을 가야 공부가 된다고 생각하니, 어른들도 자꾸 학원을 보내고, 여러분도 학원을 가는 게 공부의 끝이라고 생각하니 혼자서는 공부를 안 하고 학습력이 떨어져서 다시 학원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야.

그러니까 시험과 점수가 나의 배움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수업시간에 친구와 배운 내용을 이야기하고 자신 있게 발표하고, 내가 아는 것을 활용해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해 내면 그게 '나'가 되는 거고, 평가는 점수가 아닌 '나의 모습과 활동 결과물'로 받는다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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