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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민 Jun 01. 2017

#5 사실은 이불킥 The biginning

2016.3.2. -새학기 전날 밤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다. 이번 겨울은 나름 생각의 시간과 정리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학교를 옮겼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 걱정이 앞서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잘해낼 것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참으로 진리다. '처음처럼'이라는 말도 정말 좋은 말이다.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교육과정, 교사로서의 철학도 세웠지만 끝까지 할 수 있을까? '인간이 계획하면 신은 비웃는다.'한다. 어느 날은 공문에 파묻혀 애들은 뒷전이 되고, 극도의 스트레스로 화를 낼지도 모른다. 또, 어떤 날은 너무 지쳐서 학습지 한장을 내어주고는 의자에 기대 깊은 한숨을 쉬면 눈을 감을 지도. 그러지 말 걸, 그 말하지 말 걸, 좀 더 참을 걸 하는 일도 숱하게 나를 치고 지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고 적지 않은 까닭은 이런 삶이 보편적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잘 해낼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우리의 선배들이 그랬고, 옆반 선생님, 옆 학교 선생님, 다른 지역 선생님들도 그 흙구덩이에서 특전사처럼 튀어 올라오는 것을 두눈으로 보았기 때문일까. 내일은 아이들에게도 두려운 날일거다. 나는 먼저 웃고 먼저 인사하고 먼저 고맙다고 말할거다.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노력의 결과가 가장 정직한 곳은 교실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딱 # 50 개의 소회만 적고자 한다. 매년 타임라인을 돌아보니 이불킥할 글이 어찌나 많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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