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민 Jun 11. 2017

#62 생각의 파도

2017.3.14.

선택 앞에서 생각은 언제나 파도처럼 일시에 덮쳐 든다. 그 파도 안에는 7살의 나도, 대학생의 나도, 불과 며칠 전의 나도 있다. '나의 생각'이란 것에는 오늘의 나만 있지는 않다. 그러므로 온 시간의 모든 내가 동시에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이 바로 오늘이다. 다만, 어린 시절의 우울한 나, 대학생의 까칠한 내가 어떤 선택에 발언권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할 때에 두려운 마음이 든다면, 9살의 내가 학교에서 친구들의 놀림에서 받은 감정이 덮쳐오는 것이고, 어떤 선택을 할 때에 까칠한 생각이 든다면, 세상의 모든 것이 불만이었던 고등학생의 내가 일기에 쓰며 가졌던 감정이 덮쳐오는 것이다.

지금의 나도, 내일의 나도 모두 다 수십 년을 함께 겪어온 주체로서 '나'가 만들어가는 것이니, 내일부터 잘해야지 하는 말은 참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다. 오늘의 게으른 내가 만드는 내일의 선택은 뻔하지 않겠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61 의사의 수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