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심장마비로 다음날 아침에 깨어나지 못할까 봐 불안하다. 이것은 아주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두려움이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불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나는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심장이란 '일반적으로는' 쉬지 않고 계속해서 뛴다는 사실이 내겐 신기하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덜해지긴 했는데 암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도 있었다. 몸 어딘가가 조금만 아프거나 이상해도 나는 이게 암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불안의 정도는 날마다 달라서 "암에 걸릴지도 모른다"가 아니라 "이건 분명히 암일 거야."라고 생각하는 날도 있었다. 허벅지에 원인 모를 통증이 느껴졌던 밤, 침대에 누워 뼈에 암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에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불안들은 10년 전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신 뒤로 생겨난 것들이다. 그전까지 나는 건강, 질병, 죽음 등에 대해 그다지 깊게 생각하는 편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내 속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장례를 치르고 한동안은 병원을 자주 들락거렸다. 꼭 암이 아니더라도 몸에 아주 작은 이상이라도 느껴지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기 때문이다. 몸의 이상증세는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 것 같다는 의사의 선고를 들으면 사라지곤 했다. 모든 게 다 정신적 문제로 인한 신체화 반응이라는 의미였다.
오늘도 심장이 잘 뛰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턱 밑에 손가락을 대 본다.
내겐 살아있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다.
살아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기적이며, 아무 일 없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병실에서 죽여달라고 소리치던 아버지를 보고 뼈에 새겼기 때문이다.
난 그런 게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