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를 하고 싶다는 97년생 후배에게

술자리에서 조언을 하다

by 두어

VC를 하고 싶다는 97년생 후배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오늘 당장 퇴근 후 할 일부터 알려주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기업을 알라'다.

01.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상장사를 공부해라
다트(https://dart.fss.or.kr) 에서 관심 상장사 공시 자료를 읽어라. 산업의 성격, 매출, 이익, 비용 구조, 향후 전망, 알파 요소 등 가능한 선에서 공부를 마친 후 현재의 주가가 타당한지 나름의 결론을 내는 연습을 해라. 정답은 없다. 연습을 자꾸 하는 거다. 이걸 매일 습관처럼 해라.

02. 해외 상장사도 같이 공부해라
AI 덕분에 외국 자료 공부도 쉬워졌다. 한국 기업들을 공부하면서 관심 산업 분야를 정하고, 동일 분야의 해외 상장사 공부를 같이 진행해라. 나스닥 등(https://lnkd.in/gRsXUxVT) 부터 시작하면 좋다. 미국 공시는 정보량이 국내 기업에 비해 훨씬 풍부하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주가가 타당한지, 왜 그런지 나름의 결론을 내는 연습을 해라. 그리고 한국 기업 중 동류 집단과 비교해서 보는 연습을 자꾸 해라.

03. 깊이 파고들어라
기업 분석은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이익 구조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다음과 같은 문답을 연습해보면 좋다.

- 이 회사의 마진은 어디서 나오는가? 규모의 경제인가, 학습 효과인가, 독점적 지위인가?
- 매출은 누구에게서, 어떤 제품으로, 어느 지역에서 발생하는가? 일회성인가, 반복적인가?
- 가격 결정권은 누가 쥐고 있는가? 고객이 다른 곳으로 가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 현금은 어디에 쓰고 있는가? R&D인가, 인수합병인가, 배당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본인만의 DB를 구축해두면 좋다.

04. 반복 작업은 자동화하고, 판단에 집중해라
공부가 넓어지고 깊어질수록, 반복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가 구분되기 시작한다. 공시, 실적, 지표, 뉴스, 산업 데이터 등은 가능한 한 자동화된 방식으로 수집·정리하고, 본인의 시간과 에너지는 해석과 판단에 집중해라. 자동화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중요한 건 매일 같은 리듬으로 데이터를 보고, 생각하고, 기록하는 습관이다. 이걸 지속적으로 해내는 사람이 결국 격차를 만든다.

05. 시니어로 오래 성장하고 싶으면
지금까지는 VC 주니어가 되고 싶은 너를 위한 이야기였다.
시니어로 오래 성장하려면 결국 LP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건강한 몸과 마음, 건강한 관계, 그리고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투자 감각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다.

연말에 꼭 읽었으면 하는 책: [벤처 마인드셋], [투자의 진화]
연초에 꼭 읽었으면 하는 책: [인간본성의 법칙]

이 글을 보는 주니어 VC지망생이 있다면, 1번부터 시작해보길 권한다. 오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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