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든 Airbnb 고객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함께 에어비앤비를 운영하고 있는 짝꿍이 얼마 전 국내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모여있는 카페에 가입했는데, 코로나 19로 국가 간 여행이 거의 멈추자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던 곳들은 하루에도 몇 개씩 문을 닫고 짐을 정리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시작되고 여행 산업이 멈추었을 때 지인의 지인은 얼마 전에 한옥집을 리모델링해서 에어비앤비를 시작했는데, 코로나로 운영이 어려워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홍대, 도봉산, 망월사(의정부)를 거쳐 현재 노원과 창동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고 있는 나는 지역별로 다양한 에어비앤비 고객 유형을 만날 수 있었다.
홍대는 말할 것도 없지만 쇼핑과 한국의 문화를 즐기러 오는 말 그대로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아왔다. 국가도 매우 다양해서 전부 나열할 수 없을 정도다.
도봉산에서 에어비앤비를 시작할 때는 '도대체 누가 여기까지 올까?' 싶었지만 의외의 고객들이 찾아왔다. 한 달의 여행기간을 계획하고 온 게스트 중에는 2주는 번화가인 홍대와 신촌에 있었고, 남은 2주를 서울 외곽 변두리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했는데, 그렇게 찾아온 집이 우리 집이었다.
북한산 국립공원인 도봉산 등산로 입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집이라 트레킹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 외에도 친구나 애인이 근처에 살고 있기 때문에 찾아온 경우도 있다.
특히 명상과 요가를 전면에 앞세운 에어비앤비였기 때문에 명상을 좋아해서 함께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 하는 외국인 게스트들도 많이 찾아왔다.
도봉산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망월사역에서 에어비앤비를 시작할 때는 한 정거장 거리이지만 서울이 아닌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어비앤비 게스트로 많이 올 거란 기대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의정부에 출장을 오거나 일이 있어 방문해야 하는 지방에 살고 있는 게스트가 대부분이었다.
노원으로 옮긴 뒤에는 처음에 외국인 게스트가 좀 있었고, 점점 내국인 게스트가 늘어났다. 주변에 큰 병원들이 여러 개 있어서 학교에 실습하러 오는 학생들이 장기로 지내러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건 추측이지만 저렴하고 병원과 가까워서 학생들이 서로서로 소개를 해준 것 같다.
서울로 여행하러 오는 연인이나 친구들도 게스트로 물론 많이 찾아온다.
창동에는 노원과 창동 주변에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서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 장기로 숙박하러 오는 게스트들이 많아졌다. 리모델링을 하는 과정을 수시로 지켜봐야 하니 집에서 가까운 곳을 선호한다.
코로나 19 이후에는 국내외에서 자가 격리 목적으로 지낼 수 있냐는 문의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같이 지내는 공간이기 때문에 자가 격리하고 싶다는 게스트들의 예약은 대부분 거절했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 어제 새로운 유형의 게스트가 예약 문의를 했다. 스터디 카페도 국가의 집행 명령에 따라 문을 닫게 되었는데, 스터디 카페를 대신해서 안전하게 공부할 공간이 필요한 아들을 위해 어머니가 에어비앤비 예약 문의를 해 온 것이다.
1개에서 시작한 에어비앤비를 2개로 늘려서 운영 중이었는데 곧 하나를 정리할 예정이다. 코로나 19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에 새로운 에어비앤비를 추가로 오픈할지 아니면 이전처럼 우리 집의 방 한 칸 만을 에어비앤비로 운영할지 고민해 볼 생각이다.
어제 새로운 유형의 게스트가 예약하는 걸 보니, 유지하거나 새로운 공간을 오픈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분명한 건, 코로나 19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기존에 유지되던 것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회들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