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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상하는 마케터 Jun 08. 2021

내게 딱 맞는 찰떡 취미 찾는 법

팍팍한 내 삶에 단비를...

때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대학 졸업 후에 몇 달간 구직활동을 하다가 첫 번째로 선택했던 (아니, 선택당한) 회사는 바로 보험회사였습니다. 지금은 국민 은행으로 인수합병 된 푸르덴셜 생명이 저의 첫 직장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람 욕심이 많았던 저는 고등학교 때도 연합동아리에 포함되었던 도서관 독서토론회 등에 참여했고 대학교 세운 목표 중 하나도 '학교에 아는 사람 많이 만들기'였죠. 그만큼 엄청난 오지라퍼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첫 직장인 보험회사에서 영업을 시작하는 것도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5년정도 다닌 첫 직장을 떠올려 보면, 일 하는 시간 외의 저의 여유시간은 주로 '술자리'로 채워졌습니다.

특별한 취미가 없었던 제게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떠는 게 유일한 취미생활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2010년 사회생활에서 첫 번째 고비가 찾아오게 됩니다. 직장 상사와의 갈등,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인데 사람이 만나기 싫어지게 되면서 영업 실적의 부진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내 실적을 함께 책이져야하는 직장 상사와의 갈등이란 고리로 되돌아갔죠.


'죽도록 일하기 싫다'는 생각으로 사람을 만나 일을 해야야 하는 '낮 시간'을 강남역 교보문고에서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눈에 들어 온 책이 있었으니...바로..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 선생님의 'The Boss 쿨한동행' 이란 책이었습니다. 어쩜 제목부터 제 가슴을 후벼파는 책이었죠. 당장 한 권을 사서 카페로 가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다 읽어 버렸습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럴까?'

상사의 말과 행동에서 나를 괴롭히던 이 질문의 답을 찾았고, 상사를 이해하게 되면서, 갈등의 불길이 조금은 잦아 들었습니다. 


그렇게 구본형 선생님과 처음 만났고, 사람 욕심이 다시 발동해 구본형 작가님, 이 분과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이릅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운영하던 '변화경영' 홈페이지에서 작가님을 직접 만날 방법을 찾게 되죠.


그건 바로 작가님이 직접 운영하고 있던 '연구원 제도'에 도전해 선생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었어요. 2010년부터 매해 도전했고, 3년만에 드디어. 선생님의 제자가 됩니다.


연구원 제도는 1년간 매해 과제로 주어지는 책을 읽고 책 리뷰를 쓰고, 책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나만의 글을 하나 써야 합니다. 이때부터 제게 '책읽기'라는 새로운 취미가 생겨나게 되죠.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채워지던 저의 여유시간은 카페에서 책읽기와 글쓰기로 바뀌게 됩니다.

책쓰기와 글쓰기로 채워진 제 삶은 술과 사람으로 채워졌던 인생보다 조금 더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한 대와 인터넷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는 '디지털노마드'의 꿈을 꿀 수 있게 해 주었죠.


과거의 저처럼 시간만 있으면 '술을 마시'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나만의 취미 생활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취미생활을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드려볼까 합니다.


당신의 오티움은 무엇입니까?

정신과 의사 문요한은 작년 여름,

'살아갈 힘을 주는 나만의 휴식 <오티움>'이란 책을 냈습니다. 책 서문에서 이 책의 영감이 되어준 40대 남자와의 상담 과정이 나오는데요.


회사에서 조기 퇴직을 강요받던 40대 남자는 괴로워하며 회사를 나가다가 주말 공방에 나가 목공을 시작한 것이 삶의 활력이 되었고 공방에서 만든 작품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선물용으로 구매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점차 상담이 필요없을 정도로 막막하고 두렵고 답답했던 마음이 사라졌다고 해요.


이 사람과의 만남 뒤에 작가 문요한은 '치유란 고통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활기를 되찾는 것'임을 깨달았고 '능동적인 여가활동'이 바로 그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이 40대 남자 이야기를 보니 2013년 처음으로 찾아 온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제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준 '명상'이 떠올랐는데요. 문요한 작가는 이 책에서 내 삶의 오아시스가 되어줄 오티움을 찾는 4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 우연한 이끌림

현대무용의 거장 마샤 그레이엄은 열일곱살 때 LA 오페라하우스를 지나가다가 공연 포스터를 우연히 보았고, 아버지를 졸라 그 공연을 보았습니다. 무대를 휘어잡는 무용가 루승 세인트 데니스에게 빠져버린 그녀는 무용가에게는 늦은 나이인 스물두살에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죠.


저 역시 정말 우연히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책을 읽다가 컬트 감독 데이빗 린치 감독이 '초월명상'을 한다는 글을 보고 인터넷에서 '초월명상하는 법'을 검색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제 인생의 첫 명상이 되었고, 그로부터 제 인생에 명상은 책읽기와 글쓰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죠.


<오티움>에는 여행 갔다가 밸리댄스, 그림 등을 우연히 만나서 도슨트가 되었다는 등의 사례가 나옵니다. 이렇게 오티움은 애써 찾지 않아도 우연히, 하지만 운명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2) 묻고 또 물으면 찾게 되는, 자기 탐색의 시간

작가 문요한은 '나'를 공부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나를 이해함으로서 나만의 오티움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데요.


하나. 자신의 과거를 치밀하게 살펴보라

나의 영혼을 기쁘게 했던 활동이 단 한번도 없진 않았을거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삶에서 한 번은 만났을텐데 잊고 지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내가 쓴 일기, 메모, 편지, 가입한 동호회, 수강한 강좌 등 과거 내가 했던 행적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세요. 거기에 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둘. 자신의 현재를 관찰하라

내가 지금 좋아하는 활동이나 취향이 있나요? 지금 내가 읽는 책, 좋아하는 집안 일, 신문이나 잡지를 볼 때 가장 먼저 펼쳐보게 되는 지면, 즐겨찾기 해놓은 홈페이지나 TV 채널 등에서 오티움의 힌트를 찾아보세요!


셋. 다양한 실험과 경험의 실행

나만의 오티움이 진짜 내가 찾던 그 오티움인지 몸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밝힙니다. 해 보기 전에는 왠 나와 아주 잘 맞을 것 같지만, 막상 해 보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더 자세한 내용은 오티움 책에서 발견해 보세요! :)


지금 돌아보니, 저는 고등학교 때 독서토론회를 했었고, 결국 책읽기와 글쓰기가 제 오티움 중 하나가 되었네요.


(3) 나를 비추는 또 하나의 거울, 가족


제 지인 중 한 명은 고3 때 우연히 연기를 할 기회가 있었고,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던 그에게 '연기자'란 꿈이 생겼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 역시 젊은 시절에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는 거예요. 자신의 못 이룬 꿈을 아들이 대신 이뤄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죠.


개개인이 좋아하는 것에도 문화나 환경뿐만 아니라 유전자의 영향이 없지는 않은 것 같아요. 누군가를 닮는 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도 나쁜 일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취미활동, 내 삶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어줄

오티움을 찾는 데 있어 가족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문요한 작가는 알려줍니다.

실제로 저희 어머니는 30년 이상 테니스를 쳐오고 있는데요. 아이들 셋과 함께 테니스를 치는 게 소원이라

오랜 기간 기회만 닿으면 아이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쳤습니다. 


첫째인 저는 테니스를 치다가 '공부하겠다'고 포기했고, 막내는 곧잘 치지만,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잘 가르치지 않았던 둘째가 얼마 전부터 테니스에 푹 빠져들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배우고 있답니다.ㅎㅎㅎ


(4) 여전히 나의 오티움이 오리무중이라면???

앞의 세 가지 방법으로도 여전히 나의 오티움이 무엇인지 막막하다면.. 그런 이들을 위해 문요한 작가는 오티움을 11개의 테마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운동(달리기, 트레킹, 수영, 볼링,요가 등),

음악(작곡, 디제잉, 아카펠라, 노래부르기, 합창, 악기 연주 등),

춤과연기(현대무용, 탱고, 발레, 방송댄스 등),

창작(글쓰기, 개인방속, 만화, 서예 일러스트, 자수 등),

음식(요리,베이킹,커피,차,와인 등),

게임(보드게임, 바둑, 장기 체스 등),

공부(외국어, 역사, 문학, 철학, 심리학 등),

자연(화초나 나무 가꾸기, 꽃꽂이, 수석, 캠핑 낚시 등),

감상(음악, 영화, 미술, 연극, 뮤지컬 등),

영성(명상, 기도, 종교활동 등),

봉사(호스피스 자원봉사, 동물보호 활동, 환경보호 등)


11가지 테마 중 왠지 끌리는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검색해 보세요!


여전히 제 가슴 속에 있는 것 중 하나는 음악 관련된 것인데요. 예전에 잠깐 음악 편곡을 배우려고 시도한 적이 있답니다. 지금은 편곡은 어려울 것 같고, 가사를 써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아직 실천해 보진 않았지만요. 이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중학교 때 '라디오 조립하기'와 대학 동아리에서 드럼을 쳤던 게 떠올랐어요.


저는 요리는 정말 자신도 없고, 재미가 없지만. 라디오 조립하는 등 공구를 사용해서 무언가 만드는 건 좋아했고, 음악을 잘 하진 못했지만, 여러 분야로 도전을 해 보려고 시도했었네요.


<오티움>의 저자 문요한 작가님 말처럼 '과거의 나' 그리고 '현재의 나'를 자세히 탐구하고 살펴보다보면 하루하루 괴로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팍팍한 삶에 단비와 같이 될만한 오티움, 여가 활동 및 취미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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