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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상하는 마케터 Jul 24. 2020

불만을 잠재우는 방법

살다 보면 많은 불만을 가지게 된다. 사람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고, 상황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 대한 여러 사람의 불만이 들려올 때도 있고, 한 사람이 다양한 상황에 대해 불만을 말할 때도 있다. 어느 한 사람의 말을 듣고 다른 한 사람을 나쁘게 보다가, 반대쪽 말을 들고 그 사람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회사에 작업하러 오는 선생님들과 사진을 찍는 직원에 대한 평가의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오래 일하던 직원이 그만두고 담당자가 바뀐 몇 달 사이에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른다. 그 이에 대한 평가는 주로 이런 것들이다.


#포토샵을 못 한다

#준비해 간 시안대로 사진을 찍어주지 않는다.

#자기 마음대로 사진을 찍는다

#본인 마음대로 찍은 후에 작품을 만든 사람 입장에서 원하는 컷이 나오지 않아 추가 촬영을 요구하면 화를 내고 촬영장 분위기를 흐려지게 만든다

#작품이 되는 사진을 촬영하는 때가 아닌 프로필 사진 촬영 등의 경우에는 사진을 성의 없이 찍는다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을 많이 한다


이 중에 한 가지는 내가 직접 겪은 일이라 매우 공감했고,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같이 작업하는 분들이 대체로 같은 이야기를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인쇄소에 가서 하루 종일 같이 있게 되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얼마 전 본인이 겪은 일을 얘기하는데 그의 입장에서 들으니 기존에 사람들이 그에 대해 얘기했던 부분 중 일부분에 대해 생각이 좀 바뀌었다.


#사진에 있어 찍사, 포토그래퍼, 사진작가로 나뉘는데 본인은 사진작가다. 작가로서 원본 사진을 최대한 보존하는 걸 선호한다. 그래서 나에게 포토샵으로 머리 색을 완전히 다르게 바꿔달라는 등을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생각이 전혀 없다. 사실 작품을 만든 입장에서도 본인이 실제로 한 게 아니고 포토샵으로 만져서 실제의 작업물과 전혀 달라진 사진이 인쇄되어 나가는 건 양심상 걸리지 않을까?

#처음에 약속한 시안대로 하지 않고, 계속 무언가 추가하면서 촬영을 해달라고 하는데, 돈을 받고 작업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1~2컷은 서비스로 촬영해 줄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을 요구하는 건 무리한 것 아닌지. 준비를 완벽하게 했다면, 그렇게 추가 촬영을 할 상황이 많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이야기를 들은 건 아니지만 얼마 전에 있었던 상황과 본인의 생각을 전하는데 내가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둔 영업팀 과장님이다. 이 분이 그만두자 내게 그분이 하던 대부분의 업무가 넘어왔다. 신입사원이 들어왔지만 인수인계를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매출과 직결되거나 실수 없이 진행해야 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이 내가 맡아서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업무를 하다 보니 이전보다 부장님의 지시를 받을 일이 많아졌다. 지시를 받다 보니 '과장님이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었다.


마친 과장님이 그만두는 시점에 새로운 외부의 영업사원과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분에게 전해 줄 신간을 부장님에게 허락받고 50부를 더 인쇄했다. 그리고 오늘 책이 도착했으며 그 영업사원은 책을 가지러 사무실에 들렀다. 50 부면 두 박스 정도가 되는데 부장님이 내게 물었다.


"두 박스 다 가져가도 되는 거야?"
"네. 가져가실 거 감안해서 더 주문했어요."
"부족하면 어쩌려고…"

라고 얘기했는데, 어찌 됐든 눈치가 없는 나는 부장님의 사인을 못 알아듣고 두 박스를 그분에게 드렸다. 몇 시간 후 부장님은 내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눈치를 줬는데 굳이…"


퇴근길에 문자를 보냈다.


책 부족할 것 같으면 한 박스 되돌려 받고 과월호로 드리면 어떨까요?

부장님과 일을 하다 보니 허락을 받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 그와 연결된 어떤 상황에서 이전에 결재한 것과 다르게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 전에는 어렵거나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내 뜻을 전적으로 믿고 결정에 반영했던 부장님도 나와의 관계에서 본인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그나마 조금 쌓여있던 신뢰도가 점점 내려가고 있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더라도 그 전에는 너그럽게 넘어가는 것도 지금은 마음에 걸리고 꼴 보기 싫은 상황이 되어 버린다. 부장님의 그런 마음이 눈에 보이니 괜히 나도 마음이 좋지 않아서 퇴근길에는 '이제 회사를 그만둘 때가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결론은 버킹검

그러다가 불만이 생기는 그 순간에 부장님이나 다른 사람들의 마음보다는 내 마음이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부장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같은 상황도 다르게 보고 있지만 결국 그 같은 상황을 다르게 보고 있는 내 마음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내 마음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았으면, 스트레스가 될 일도 스트레스받을 상황도 아니다. 


세상과 사람들을 끊임없이 어떤 기준과 잣대로 평가하고 괴로워하는 그 시간에 차라리 나를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그 상황에서 내 마음은 어떻게 요동치고 있었는지, 무엇이 내 마음을 그렇게 요동치게 만든 건지. 요동치는 마음으로 또 무슨 판단과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다 보면 서서히 그 요동치는 마음이 점차 잠잠해진다. 그리고 어느새 요동치던 와중에 일었던 감정의 파도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 있다.


결론은. 남의 마음은 내가 어찌할 수 없으니, 어찌할 수 있는 내 마음이나 잘 다스리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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