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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아 Dec 25. 2023

오늘의 감정의 색채는?

페일그린

우리들의 회색빛 감정은 사실 이렇게 구름처럼 뭉쳐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의 집합이 아닐까? 눈뭉치처럼 뭉쳐진 감정은  어쩌면 아직 미처 들여다보지 못한 과거의 단편들일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회색빛에 잠든 것도 같지만, 사실 우울하다는 감정은 풍부함이 아닐까. 그것들이 비가 내리듯 소화되길 기다리는 오후의 한나절. 오늘의 감정의 색채는....?

내가 붙여본 그림의 색채의 이름은 '페일 그린'이다. 마음에 드는 색깔의 여러 물감을 한데 섞어보다 어느 순간 페일 그린이 되었다. 오늘의 감정의 색깔은 이런 색일까? 문득, 회색빛의 다채로움에 빠졌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증발한 물방울이 회색빛으로 변화하듯 물감의 색은 다채로운 회색빛으로 변해갔다. 나는 그런 변화 속에서 우리의 우울한 내면의 그레이가 사실은 풍부한 감정들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이따금씩 감정의 폭풍우에 휩싸이게 된다. 그것이 하나의 감정이 아닐 때 그런 것 같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우리의 과거의 우울이 또 이래야할지 저래야할지 모르는 미래의 불안이 뭉쳐 우리에게 회색빛이 되는 것이다. 그런 우리가 사실은 저렇게 푸른 꿈을 꾸어서 그레이가 된 것은 아닐까? 우울한 그레이빛이 더 이상은 슬픔이 아니라 마음속의 다채로운 생각과 감정이라는 생각에 단편적으로 우울하다는 마음을 가지기보다는 여러 색깔로 표현해 보면 어떨까. 그때 그때 감정의 입체적인 면모를 구석구석 헤아리기에 그림보다 좋은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당신이 당신을 잘 모를 때 괴롭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유일한 행복인 자신에게 다가가기 위하여 그림을 그려보기를 권한다. 못 그리고 잘 그리고는 없다. 오늘의 당신을 그려보라.



나를 위한 질문

Q 사랑하는 당신, 오늘의 색깔을 그려보았나요? 색의 이름을 붙여주세요. 예를 들어 페일 그린처럼요. 당신의 그림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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