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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아 Dec 27. 2023

나는 미완성이다

지금이 가장 완벽한 때이다.

기억의 저편을 떼어다 정성스럽게 펼쳐내는 매일. 나는 지금은 당신의 과거이기도 하다. 나라는 사람을 향해 달려가는 글쓰기는가 조금씩 당신을 이해하게 되는 수단인 것이 참으로 신비한 인생이다. 나는 책을 한 편의 아카이브로 생각하며 가볍게 대하기로 했다. 너무 신성시하기엔 아무것도 하지 못할 테니까. 나라는 습작은 매일매일 부지런히 태어난다. 그것이 신성한 것이다. 나는 왜 완벽한 완성품을 내려고 했을까. 언젠가 완성될 나를 꿈꾸며 차일피일 미루던 내 꿈은 말해주었다. 미완성이라고. 그래. 나의 서사는 언제나 미완성이다. 그러나 누구나 습작으로 태어난다. 우리가 미완성작에 더 열광하기도 하는 이유는 완성이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 차제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 그 습작은 우리에게 늘 지금의 완결성을 준다.

지금의 완결성. 언제나 지금이 완벽한 때이다. 특히 나는 추상화를 그리기를 좋아하는데 그것은 내가 원할 때 완성이 된다. 그것은 어떠한 마음이라기보다는 미학적인 감각에 달려있다. 하나 둘 재료로 엉킨 음식도 어쩌면 추상화 아닌가. 나는 예측불가하지만 자유로운 자기의 감각에 따르는 추상화가 가장 재밌다. 그리고 요리도 그러하지 않은가. 완성이라는 것은 요리의 주체자에게 달려있다. 나의 책도 그러할 것이다. 누군가 나의 책을 본다면 미완성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가. 그것은 나의 서사의 단편이다. 제일 먼저 그 단편을 보는 사람은 나 아닌가. 그 정리된 나의 단편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꽤나 진지한 구석이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를 드러내는 게 예술일까? 어떤 방식으로든 자기를 드러내며 목소리를 펼쳐내는 것이 핵심이다. 다 엇비슷하게 살아왔지만, 그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일은 흔치 않다. 하지만, 가벼운 눈인사에 마음이 녹듯 나는 그리 살고 싶다. 나의 언어에 언제나 친절함이 깃들길.


나를 위한 꿀팁

TIP 자신의 아카이브의 서사를 만들어보자. 인스타그램이라도 좋다. 뭐가 되었든 지기를 오픈하는 것 자체로, 열린 심장을 드러내는 그 행위 자체로 자신은 자기 자신의 지원군이 된다. 무엇이든 지금이 가장 훌륭한 완성이다. 당신을 향한 글을 써보자. 미완성이면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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