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서비스의 특성과 올리브영 분석

IT 프로덕트의 데이터 분석은 IT 프로덕트의 유형별로 달라져야 한다.

by 도토리

이 서비스는 어떻게 돈을 버는가?

단순한 질문 같지만, 이 한 문장에서 프로덕트의 핵심 지표 3개를 자연스럽게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올리브영을 예로 들어보자. 올리브영은 H&B(헬스앤뷰티) 상품 판매와 입점 브랜드 수수료, 그리고 플랫폼 광고를 통해 매출을 창출한다. 이 문장에서 거래 전환율, 입점 브랜드 수, 광고 클릭률이라는 지표가 도출된다.

그런데 올리브영을 분석하려면, 먼저 이커머스 제품이 가지는 보편적인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올리브영이 일반적인 이커머스와 어디서 같고, 어디서 다른지 파악할 수 있다.


이커머스 서비스의 특성

1. 본질: 탐색에서 구매로의 전환

이커머스는 본질적으로 탐색에서 구매로의 전환 비즈니스다. 단일 거래가 기본 단위지만, 반복 구매가 장기적 성공을 좌우한다. 제품, 고객, 거래의 세 차원에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2. 핵심 가치 창출 메커니즘

이커머스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범위의 경제다. 광범위한 제품 선택지를 제공한다. 둘째, 편의성이다. 편리한 구매 프로세스와 물류를 갖춘다. 셋째, 가치와 신뢰다. 가격 경쟁력과 플랫폼 신뢰성을 확보한다.


3. 매출 공식

이커머스 매출은 다음 공식으로 설명된다.

이커머스 매출 = 고객 수 × 평균 구매 빈도 × 평균 객단가

신규 고객 획득(Acquisition), 기존 고객의 구매 빈도(Frequency), 객단가 증대(Basket Size)가 매출 성장의 핵심이다.


4. 전환 퍼널 구조

일반적인 이커머스의 전환 퍼널은 다음과 같다.

인지 → 방문 → 탐색 → 상품 상세 보기 → 장바구니 추가 → 체크아웃 시작 → 주문 완료

각 단계에서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이 성공의 척도다. 특히 장바구니 포기율은 평균 70%에 달하며, 예상치 못한 배송비, 복잡한 결제 프로세스, 제한된 결제 옵션이 주요 원인이다.


5. 핵심 성과 지표(KPI)

핵심 성과 지표.png


6. 고객 세그먼테이션: RFM 분석

이커머스에서는 RFM 분석으로 고객을 세분화한다.

*Recency(최근성)는 마지막 구매 이후 경과 시간이다.

*Frequency(빈도)는 일정 기간 내 구매 횟수다.

*Monetary(금액)는 누적 구매 금액이다.


이를 기반으로 VIP 고객, 충성 고객, 잠재 이탈 고객, 신규 고객, 휴면 고객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전략을 적용한다.



올리브영 분석: 이커머스 특성에 부합하는 부분

올리브영은 위에서 정리한 이커머스 특성 대부분을 충실히 따른다.


매출 공식의 적용

올리브영도 고객 수 × 구매 빈도 × 객단가 공식이 작동한다.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한 첫 구매 할인, 재구매를 유도하는 멤버십 등급제, 객단가를 높이는 세트 구성이 모두 이 공식의 레버를 당기는 전략이다.


전환 퍼널의 기본 구조

올리브영 앱도 탐색 → 상세 → 장바구니 → 결제라는 기본 퍼널을 따른다. 배너 클릭률, 리뷰 조회수, 장바구니 추가율, 결제 전환율 등 일반적인 이커머스 지표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


RFM 기반 고객 관리

올리브영의 멤버십 등급(올리브, 핑크, 골드, 다이아)은 RFM 분석의 전형적인 적용 사례다. 구매 금액과 빈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등급별로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분석 시 유의사항: 올리브영이 일반 이커머스와 다른 지점

올리브영을 순수한 이커머스 프레임으로만 분석하면 놓치는 것들이 있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과 결합된 옴니채널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리브영은 이커머스 서비스이면서, 웹사이트도 있고, 모바일 앱도 있고, 오프라인 매장도 있어, 유형별로 분류하자면 여러것에 속할 수 있다. 때문에 이커머스 서비스의 성공 지표를 그대로 따르면서 다르게 해석해야하는 지점이 생긴다.


1. 전환 퍼널에 경로 선택 단계가 추가된다

일반 이커머스는 배송이라는 단일 경로만 존재한다. 올리브영은 오늘드림(퀵배송), 일반배송, 매장 방문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올리브영 전환 퍼널.png

경로 선택 단계는 일반 이커머스 퍼널에는 없는 올리브영만의 특수한 지점이다. 분석 시 경로별 전환율을 따로 봐야 한다.


2. 오프라인 매장이 물류 거점이 아닌 경험 공간이다

쿠팡의 풀필먼트 센터는 순수한 물류 거점이다.

반면에 올리브영의 1,300개 매장은 고객이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는 경험 공간이면서 물건을 직접 획득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구매처이며, 다수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덕에 앱에서 상품을 발견하고, 매장에서 테스트하고, 다시 앱에서 결제하는 크로스 채널 여정이 존재한다.


이 흐름을 분석하려면 온라인 전환율만 봐서는 안 된다. 온-오프라인 교차 이용률 지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3. 체류 시간의 해석이 달라진다

일반 이커머스에서 체류 시간 증가는 더 많은 상품을 탐색하고 있다는, 구매 의향이 높아진다는 긍정 신호다. 올리브영은 여기서 한 단계 더 생각해야 한다.


앱에서 구매 없이 구경만 한 사용자가 다음 날 퇴근길에 매장을 방문할 수 있다. 온라인 전환율 지표에는 잡히지 않지만, 실제로는 구매로 이어진 것이다.


올리브영처럼 옴니채널 특성이 강한 서비스를 분석할 때는, 온라인 지표만으로 성과를 판단하면 왜곡이 생길 수 있다.


4. 객단가 전략의 차이

일반 이커머스의 객단가 증대 전략은 묶음 할인, 무료배송 기준선 설정 등이다.

올리브영도 이커머스가 일반적으로 취하는 객단가 전략을 취하고 있으다.


올리브영의 객단가 전략의 특색도 있다.

올리브영 카테고리 탭 - 럭스에딧.png
올리브영 더모 코스메틱.png

1. 올리브영 카테고리에 보면 럭스 에딧이 있다. 고가 브랜드를 모아놓은 탭으로 가치 소비를 하게 한다. (뷰티 커머스의 특색인것 같기도 하다.)


2. 피부의 고민거리를 중심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더모 코스메틱

더모 코스메틱 카테고리를 제공한다. 이 카테고리를 보면, 피부 고민에 따라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상단의 장벽약화, 트러블, 피부탈수, 뷰티디바시으, 애프터케어 버튼이 보이는가?) 더모 코스메틱의 장벽약화 탭으로 진입하면 "건강한 장벽 케어로 피부 고민의 근본부터 해결해보세요."라는 홍보 문구가 전면에 제시되어있다. 고객의 피부 고민 문제에 대한 솔루션으로 상품을 포지셔닝해서 가치를 강조하며, 프리미엄 제품군의 전환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보인다.



IT 프로덕트의 분류 체계

올리브영 분석을 마무리하기 전에, 더 큰 그림을 그려보자. IT 프로덕트는 가치 창출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서비스 중심형 (Product-Led)

기업이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모델이다. 올리브영, 쿠팡 같은 이커머스, 넷플릭스 같은 구독 서비스, Zoom이나 Slack 같은 SaaS가 여기에 속한다.


핵심 관계는 기업-고객 간 단방향 가치 흐름이다.

데이터 분석은 고객 행동, 제품 사용성, 전환율과 유지율에 초점을 맞춘다. 성장 동력은 더 많은 고객 획득과 기존 고객의 지속적 사용이다.


2. 플랫폼 중심형 (Platform-Led)

다양한 참여자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당근마켓, 에어비앤비, 우버가 대표적이다.


핵심은 네트워크 효과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의 가치가 증가한다. 우버에 운전자가 많아지면 승객에게 더 유용해지고, 승객이 많아지면 운전자에게 더 매력적인 플랫폼이 된다. 데이터 분석은 네트워크 효과, 매칭 효율성, 공급자-소비자 균형에 집중한다.


3. 커뮤니티 중심형 (Community-Led)

사용자들이 모여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그 상호작용 자체가 가치가 되는 유형이다. 디스코드, 레딧, 유튜브가 여기에 속한다.


디스코드는 2020년 6월부터 2023년 1월 사이에 등록 사용자가 87% 증가했고, 매일 8억 5천만 개의 메시지가 오간다. 이런 서비스에서 핵심 지표는 커뮤니티 참여율(CPR)이다. 업계 기준으로 전체 멤버의 10% 이상이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건강한 커뮤니티로 본다.


IT 프로덕트의 주요 비지니스 가치 창출 유형에 따른 해석의 차이

앞서 정리한 세 가지 분류 각각에서 핵심 가치 창출 메커니즘이 완전히 다르다. 같은 데이터 지표라도 해석의 기준이 달라야 한다.


1. 서비스 중심형 비지니스

서비스 중심형은 다시 이커머스, SaaS, 구독, 모바일 앱 등으로 세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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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Zoom에서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건 (회의 시간이 길어지는 건) 업무 비효율을 의미할 수 있다.

반면, 올리브영 앱에서 구매 없이 구경만 하는 건 실패가 아니다. 그 구경이 매장 방문이나 오늘드림 충동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플랫폼 중심형 비지니스

플랫폼 중심형은 서비스 중심형과 완전히 다른 성공 기준을 가진다.

플랫폼 중심의 IT 프로덕트 세부 유형.png

당근마켓에서 체류 시간이 늘어났다면? 이건 서비스 중심형처럼 단순 해석하면 안 된다.


동네생활 커뮤니티를 구경하는 건 직접 매출과 연결되지 않지만, 플랫폼의 일일 활성 사용자(DAU)를 높이고 광고 노출 기회를 늘린다. 당근마켓의 수익 모델이 광고 기반이기 때문에, 거래 없이 구경만 해도 그건 성공이다.



3. 커뮤니티 중심형의 핵심 지표

커뮤니티 중심형에서는 체류 시간이 곧 성공이다. 사용자가 서버에 오래 머물수록 더 많은 대화가 오가고, 커뮤니티의 가치가 높아진다.

커뮤니티 중심의 IT 프로덕트 세부 유형.png



같은 숫자라고 해도 프로덕트 유형(특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PM은 체류 시간이 늘었다는 결과에 기뻐할 게 아니라, 우리 서비스가 어떤 유형인지를 먼저 정의해야 한다.

고객의 시간을 아껴주는 도구인지, 시간을 점유하는 채널인지,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인지, 사용자들끼리 가치를 만들어내는 커뮤니티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사용자의 활동 양상을 통해 맥락을 짚어봄으로써 지속적으로 정의하고,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고민이 PM에게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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