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짐승을 다스리기로 했다.
인간은 물리적으로 동물이다. 그래서 본능에 충실하다. 더 편하고, 더 재미있는 쪽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요즘 다들 도파민 중독을 벗어나고자 발버둥이다. 그런데 지금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이런 도파민 중독은 계속 존재했다. 스마트 폰 이전엔 컴퓨터가, 컴퓨터 이전엔 텔레비전이, 텔레비전 이전엔 라디오가, 라디오 이전엔 활자와 그림 등. 인간은 항상 자극적인 것에 매료되는 존재였다. 환경과 상관없다. 어떻게든 흥분시킬 매체를 찾아낸다. 라스코 동굴 벽화부터가 이미 자극짤이다. 놀이와 유희를 할 때 생각이라는 것 이전에 몸부터 나가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다. 하지만 지금 시대가 과거와 다른 것은 보상이 너무 쉽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뇌가 고장 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집중은 너무나 힘들고 모든 것에 있어서 산만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왜 카페에서 책을 펼쳐놓고 폰을 하는 것인가. 아마도 기저에는 불안함이 있어서 일 것이다.
나 역시 얼마 전까지 그런 상태였다. 뭐 하나 집중을 하지 못했다. 항상 붕떠있었거 계획하나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마치 짐승 같았다. 그저 본능에 휘둘려 살아가는. 외부 세계에 그 어떤 영향력도 미칠 수 없는 수동적인 존재. 내 안의 짐승은 쉽고, 편하고, 재미있는 것만 탐한다. 그리고 문제에 대해서는 회피한다. 얕은 쾌락을 쉽게 얻는 생활 속에서 뇌를 망가뜨리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의식이라는 것이 있는 인간이기에 죄책감을 느낀다. 인지부조화의 연속이었다. 뇌는 망가져가고 죄책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새벽 기상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변화가 생겼다. 그 누구도 깨어있지 않는 내가 주체적으로 만든 숭고하고 소중한 시간. 이 아름다운 시간을 짐승에 휘둘려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일단 폰을 보지 않고 양질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구글 타이머를 켜놓고 의도적으로 집중했다. 짐승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루의 시작을 멋진 글 읽기로 한다는 것은 일종의 또 다른 쾌락이었다. 내가 나를 스스로 다스렸고,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해냈다는 쾌감이었다. 결국 그 기쁨은 내 안의 짐승을 다스려야지 획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사실 짐승은 생각보다 영악하다. 나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구멍이 생기는 순간 바로 훅 들어온다.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내 삶의 시간들을 훼손한다. 그래서 그 구멍이 열리고 짐승이 움직이는 순간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것은 구글 타이머이다. 타이머가 켜지는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집중 모드에 들어간다. 30분에서 50분 정도로 설정하고 그 안에서 나는 최대한 집중한다. 뽀모도르 빨간색 파이를 더 많이 획득할수록 이득이다. 중간에 짐승이 들어오기 전에 다시 타이머를 킨다. 그렇게 짐승을 다스린다. 이 행위를 반복한다. 그렇게 오전이 채워진다.
새벽-오전 구간이 사실 하루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일어나자마자 짐승이 들어올 틈 없이 딱 걸어 잠그고 몰아붙인다. 5시에 기상해서 6시 30분까지 책을 읽는다. 읽고 피드백 글을 쓴다. 일기를 간단하게 적는다. 그리고 바로 7시에 사무실로 출근해서 일을 정오까지 해치운다. 그리고 점심을 먹는다. 여기까지 내가 짐승을 최대한 막아내고 확보한 시간이다.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한다. 점심 이후는 새벽-오전 구간만큼의 퍼포먼스를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 그래서 차라리 몸을 움직이는 것을 선택했다. 점심 먹고 좀 쉬다가 헬스장에 가서 고강도 운동을 수행한다. 운동은 1년 전부터 단련을 해서 저항이 거의 없다. 이렇게 또 짐승을 막아낸다. 그리고 저녁 먹고 짐승을 풀어놓는다. 이미 그쯤이면 체력적으로 많이 소진되어서 짐승도 힘이 없다. 하지만 밤 10시 전, 마지막으로 짐승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잠을 자기 싫은 짐승이 훅 들어온다. 이때가 진짜 중요하다. 여기서 짐승에게 휘둘리면 끝장이다. 늦게 자게 되고 당연히 새벽 기상은 망가진다. 사실 이 드래곤볼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취침 시간이다. 꼭 밤 10시에 취침을 해야 나의 환상적인 루틴이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짐승이 자기 싫어서 몸부림을 치면 폰을 끄고 멀리 둔다. 잠자리 세팅을 한다. - 물을 담은 텀블러를 놓고, 애플워치 수면 타이머를 맞추고, 눈 영양제를 눈에 넣고, 수면 안대를 쓰고, 이어 플러그를 끼고 누워버린다. 찰리브라운이 침대에서 달콤하게 자는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편안하게 호흡한다. 그렇게 짐승을 재우고 나도 잠에 빠져든다. 이렇게 나는 적극적으로 짐승을 다스리며 빨간 파이를 최대한 많이 획득하려고 노력 중이다. 계속되는 싸움인 것을 안다. 하지만 승리는 기세에서 나온다. 그래서 밤 10시와 새벽 5시의 명료함과 그 시간을 채우는 행동의 정확함이 필요하다. 이 능력치가 높아져야 지속적으로 짐승을 다스릴 수 있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삶의 형태를 구현할 수 있다.
다자이 오사무 책. 솔직히 표지가 너무 간지다.
요즘 눈뜨면 일단 즉흥적으로 책을 뽑아들고 인증샷을 찍는다. 일단 손에 들었기에 몇 장이라도 읽게 된다.
이 인증샷 행위로 책장에 있던 책들을 조금이라도 보고 읽는다. 의도 하지 않았던 효과.
세로로 쓰여진 방식- 예전 책은 이런 스타일이 있었다. 아마 일제 강점기의 영향이겠지.
이번에 일본 츠타야에 갔었는데 이렇게 세로로 쓰여진 책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암튼 첫 장부터 좀 기괴했다. 계속 틈틈이 읽어 볼 예정. 찍먹 소설 리스트에 추가.
조던 피터슨 정말 내 스타일. 매일 타격감이 올라간다. 내 스승이 되셨다.
4시 30분에 일어나지만 6시 알람을 끄지 않았다.
뭔가 폰트와 문구가 싱그러워서 볼 때 기분이 좋다.
실행을 위해서 여러가지를 짜고 있는데 수면의 질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머리가 좀 안돌아갔다.
심지어 주문 들어온거 배송 포장한다고 기운을 빼서 더 그랬다.
점심 먹으면서 드래곤볼을 봤다. 오리지널을 보긴 봐야 함.
오늘은 운동 쉬는 날이라서, 도서관에 갔다. 미리 뽑아놓은 무라카미 하루키 요리 관련 책 리스트들을 검토하고 셀렉했다. 그러다 요리 구간에서 프랑스 요리 책들을 봤는데 너무 흥미로운것. 표지부터 이미 너무 따뜻하고 아름답다. 내가 앞으로 루틴과 요리를 얼마나 감각적으로 보여줄 지 벌써 흥분되고 기대된다.
익룡이 들고온 유명하다는 감자칩인데 포장지만 이쁘다. 저 패키징 참고.
수면이 중요하다. 전날 와인 마시고 자서 그런지 수면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깊은 수면이 32분이라니...하루종일 컨디션 난조였다. 다 힘들고 뭔가 더 우울해지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작정하고 밤 10시에 최적의 수면 세팅을 했다. 잘 자는 것이 진짜 제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