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운동 드래곤볼을 모은다.
운동. 내 삶의 구원이다. 지옥에서 나를 세상으로 끌어올려 준 것은 운동이다. 이건 반박할 여지가 없다.
1년 전 아빠가 돌아가셨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3년 후에 아빠도 엄마 곁으로 가신 것이다. 집에 동생과 나만 남아있었다. 다 무너져버린, 무한의 공허만 있는 폐허의 느낌이었다. 사랑하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끝없는 전쟁을 했지만 결국 패배했고 나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하지만 살고 싶었다.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었다. 아빠의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모든 것이 무(無)의 상태였다. 아무도 없다. 하지만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다시 새로 시작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엄마를 잃고, 아빠를 잃었지만 계속되는 패배는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감정이 들었다. 재앙에 처맞고 울고 막 달려들기를 반복했던 지난날이 스쳐 지나갔다. 억울했고 분했다. 더 이상 힘없이 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전략을 짜기로 했다. 거창한 것이 아닌 아무도 모를 정도로 작은 시도를 반복하는 것이다. 하나씩 하나씩 실행하면서 재앙의 신이 눈치 못 채게 삶을 정복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의 목적은 체중 감량이었다. 지난 2년 동안 불규칙적이고 퇴폐적인 생활로 인해 내 몸은 망가져있었다. 아마 그 당시 체중이 대략 15킬로 정도 불어나던 것 같았다. 웃긴 것은 본인은 전혀 몰랐다는 것. 공교롭게도 장례식장에서 알게 되었다. 엄마 장례식 이후 3년 만에 나를 본 친척들이 다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너 살이 왜 이렇게 쪘니?'. 인바디를 재보니 진짜였다. 하지만 나는 부끄럽지 않았다. 첫 번째 정복 대상을 몸으로 선택한 순간이었다. 헬스장을 등록하고 초반 3주 동안 헬스장에서 꾸준히 달렸다. 생각보다 체중은 줄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의 공격이 충분하지 않으면 두 개, 세 개의 공격을 동시 다발적으로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되 식단도 병행했다. 거기에 16:8 간헐적 단식까지 같이 들어갔다. 2달째 되는 시기에 갑자기 급격하게 체중이 줄었다. 지속적으로 공격을 하다 보니 댐이 무너진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발레까지 시작했다. 이것 역시 엄청난 운동량이다. 그렇게 5-6개월이 지난 시점에 나는 17kg을 감량을 했다. 경이로웠다. 첫 번째 승리를 한 것이다. 핵심은 역시 반복과 지속이었다. 너무나 단순한 이치이지만 실행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하나하나 추가하면서 야금야금 방식을 선택했다. 몸도 눈치채지 못하게 매일 그렇게 단련한 것이다. 작은 실행들이 하나하나 모이다 보면 어는 순간 눈덩이 같은 기대 이상의 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그때 감량된 체중은 유지하고 있고 나는 여전히 매일 그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이제 나의 운동의 목적은 체중 감량이 아니다. 내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매일 시도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구하고 실행해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었듯이 그 메커니즘을 삶의 다양한 방면에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그 메커니즘은 굉장히 보편적이지만 동시에 개인적 체험으로 완성된 나만의 고유한 것이다. 나는 운동이라는 것을 세상과 같은 방식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운동은 나만의 강력한 드래곤볼이다. 나는 공을 들여 작은 드래곤볼을 매일 만들어 첫 번째 큰 드래곤볼을 가지게 되었다. 그 강력한 힘은 지속적으로 나를 빛으로 끌어올려주고 있다. 하지만 중간에 그만 두면 그 드래곤볼은 힘이 약해진다. 그래서 매일 여전히 운동의 작은 드래곤볼을 모은다.
운동은 나의 에너지의 원천이다. 무너진 삶에서 나를 구원하는 모든 방법은 운동에서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엔 낯설고 힘들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적응되고 능숙해진다.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 새벽 기상, 새벽 독서, 글쓰기, 일 하기 등 내가 원하는 모든 것에 운동 드래곤볼의 메커니즘을 적용한다. 진짜 놀랍게도 하나하나씩 이 모든 것들이 내 삶에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업그레이드 한 부분은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글로 써서 시각화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행동 플랜을 작게 쪼개고, 하나하나 실행하고, 전체적으로 반복한다. 글 쓴다는 것도 운동 드래곤볼 메커니즘에서 나온 것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고 바로 피드백의 글을 쓰는 것. 초반에는 한 줄, 두 줄만 쓰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많은 글을 새벽 시간에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글로 써서 시각화하니 행동 플랜과 전략이 더 명확해져서 실행이 쉬워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기저에는 운동의 힘이 있다. 짐승 같은 육체를 다스리게 하고, 흩날리는 정신을 모으고 집중하게 해주는 힘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운동을 한다.
장 그르니에의 섬. 유명한 책인데 표지가 겸손하다.
미리 책을 정하지 않는다. 눈 떠서 물 뜨고 바로 서재로 가서 즉흥적으로 고른다. 요즘 즐겁게 하는 일이다.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프랑스판 원문을 읽어야겠다.
채소의 기분이라니. 하루키는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사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끼는 것이겠지.
채소마다 마음이 있고 사정이 있다. 채소 측에서 들으면 억울해할 만한 부분을 변호해 준다.
오 새벽 독서 스터디 모임을 스토리에 제안했는데
응답이 왔다. 심지어 굉장히 멋진 사람으로부터.
벌써 일요일 새벽의 공기가 기대된다. 무슨 책을 가져갈지 벌써 설렌다.
맛있는 커피는 어떻게 준비할까.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커피를 마시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다.
이거 액션 플랜까지 짰지만 오후 급하게 써야 하는 서류 때문에 결국 실행을 못했다.
자책하지 말자. 그냥 가볍게 움직이는 습관이 중요하다. 오늘은 저 첫 번째 '올리기'라도 실행해 본다.
나 제대로 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짧은 짤들이 너무 좋다.
( 2, 4번은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
1번 조바심 벗어나기 : 하다 보면 욕심 생겨서 조바심을 내고 있다. 속도를 내야 하는 것과 조바심을 내는 것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함.
3번 일단 뭐라도 시작하기 :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완벽주의 병이 아직도 가득하다. 완벽주의 마법은 초반에 쓰면 절대 안 된다고 다짐하다. 완벽주의는 정말 마지막 0.1초에 작동해야 한다고!
5번 매일 꾸준히 하려면 무리하지 말기 : '무리'의 규정을 내려야겠다. 대충이 무리는 아니다. 무리하지 않는다는 것은 할 일을 안 하고 대충 뭉갠다가 아니다. 어렵다. 하지만 조사해 봐야겠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서 영감 받은 해물 가득한 토마토 파스타. 벼르고 벼르다가 실행하여 구현함.
익룡이랑 같이 먹었는데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였다.
숨 막히는 오후의 서류 작성 스퍼트!
미리미리 서치 좀 하자. 그동안 너무 안 봤다.
익룡이 해준 심심한 닭가슴살 볶음밥.
소화가 잘돼서 밤 10시 취침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오늘도 작은 드래곤볼 하나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