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의 미학
사람들은 자동화라는 말에 은근 반감을 가진다. 뭔가 비인간적으로 느껴져서 그런 것일까. 그리고 매일 성실하게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칭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한다. 대표적으로 '독하다'가 있다. 그런데 막상 이런 반복적인 패턴으로 사는 사람들은 그 표현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편하다고 한다. 약간 심심하다는 것 말고는 그저 편하다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예전에 새벽에 일어나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지만 숨 막히고 고통스러운 생활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절대 그런 삶을 살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내가 완전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매일 새벽에 고정적인 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세 달 정도 반복한 결과 그들이 맞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말 편하다. 아이러니했다. 자유가 없을 것 같은 숨 막히는 생활일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 자유롭고 편하고 행복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면 불행을 느껴야 하는데 더 행복하다니. 그것은 아마 외부적인 압력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규율을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예측 가능성으로 인한 안정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았다. 이렇게 삶의 일정 부분을 자동화하는 방식은 다양한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준다.
자동화라는 것은 기계처럼 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영혼리스하다는 것이 아니다. 삶을 지탱해 주는 기본적인 요소를 자동화해서 인간의 창조적인 활동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한 마디로 든든한 빽 같은 것. 여기서 기본적인 요소는 인간의 기본 욕구를 이야기한다. 특히 수면과 식사- 이 두 가지는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여기에 변수와 흔들림이 있으면 삶 자체가 망가진다. 그래서 이 두 요소에 질서를 부여해야만 한다. 해가 뜰 때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드는 것. 그리고 건강한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 이 부분만 자동화해도 삶은 중심을 찾는다. 그리고 창조적인 활동을 함에 있어서 거침이 없어진다. 자동화해야 하는 부분과 자유를 줘야 하는 부분을 잘 구분해서 실천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생존과 관계된 기본 요소는 절대 지켜야 한다. 여기에 자유로움을 부여해서는 안된다. 질서를 잡아야 나머지 다른 측면들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