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진화의 상징으로 규정하다. 2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돈이라는 것은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었다. 돈 때문에 아빠와 엄마가 싸우고, 괴로워하고, 환경이 바뀌고, 생활이 점차 남루해지는 것을 보면서 나의 무의식에 부정적인 감정이 차곡차곡 쌓였던 것 같다. 피해야 할, 생각하면 안 되는 존재였다. 운이 좋게도 돈이 나에게 치명타를 날릴 정도로 나락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 그게 더 무서운 것이었다. 따뜻한 물에서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돈에 대한 감각도 죽어갔다. 본능적인 두려움이 있어서 그런지 나는 무모하고 과감하게 베팅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예전에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너는 3천만 원이 있으면 그것을 1년이고 3년이고 아끼고 잘게 쪼개서 잘 쓰는 사람이야.' 한 마디로 돈을 활용할 생각은 머릿속에 전혀 없고 쓸 생각만 한다는 말이었다.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현재만 생각하면서 눈앞의 돈을 어떻게 하면 잘 소비할까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치를 하지 않지만 들어오면 결국 다 써버린 다는 기준에서 나도 소비주의 사람인 것이다.
가치를 생산한다. 이것도 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로운 어떤 무형의 것을 생산한다는 개념만 있었다. 예술 활동을 하거나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가치를 생산하는 일이지 돈을 버는 행위는 나에게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월급이나 보상도 너무 심각하지 않으면 별로 신경을 안 썼다. 더 많이 받고 싶다는 생각조차도 하면 안 된다고 나를 제어했다. 그 기저에는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도 있었던 것 같다. 돈을 많이 안 받으면 결과물에 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편한 것이다. 만약 결과물이 좋으면 나의 무형의 가치가 올라가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스스로를 약하게 만드는 것임을 깨닫지 못했다. 심지어 돈은 어느 구석에도 낄자리도 없었다. 그러니 돈이 생명체라면 절대 나를 좋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당연히 약한 나는 돈이 많을 수가 없다. 세상의 이치였다.
돈에게 가치로운 자리를 주지 않으면 내 생산물의 가치가 올라갈 일이 없다. 나는 그것을 간과한 것이다.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는 것 역시 가치로운 일을 해내겠다는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모험을 해서라도 쟁취하겠다는 내면의 힘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저 회피할 뿐이었다. 돈을 회피하고, 기회를 회피하고, 나의 잠재력을 회피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세상의 혼돈 속에서 자유로운 삶이라는 이상한 가면을 쓴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비참한 존재가 된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의 내면에는 작은 불꽃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 지난 시간 속에 몇 번의 크고 작은 성취들로 만들어진 불꽃- 이것마저 더 시간이 흐르면 꺼지게 될 것이었다. 그러다 팀 페리스의 질문을 화이트보드에 적는 순간, 깊은 내면의 두려움이 공론화되었다. 나를 가둬두고 답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나의 두려움은 '돈'이었다.
조던 피터슨이 말해줬다. 무엇이든 똑바로 바라보기만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안된다는 것. 사실이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돈을 똑바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기억을 떠올리면서 글로 적고 다시 질문하고 글로 적었다.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결과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돈을 두려워하는 원인은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의 축적이었다. 그러기에 돈에 대한 원리와 작동 방식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정만 있을 뿐 지식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알게 되는 순간 탄식이 나왔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큰 장점은 늦은 것은 절대 없다- 이 개념을 항상 지지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운동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늦게 운동을 시작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수행하여 빠른 시간 내에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경험이 나에게 있었다. 돈에 대한 나의 관점을 바꾸는 것- 이것 역시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수행한다면 비극의 역사를 뒤로한 채, 돈과의 극적인 화해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옆에서 아무리 주식, 투자, 재테크 어쩌고 해도 눈 길 초차 주지 않던 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스스로 돈을 알고 싶다는 욕망이 밀려들었다. 학습이 절실해졌다. 처음에는 물론 쉽지 않을 것임을 안다. 지난 관성에 의한 거부 반응이 엄청 날 것임을 예상한다. 하지만 운동의 메커니즘처럼 매일 실패하더라도 다음날 시도 하고 또 시도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행동하면서 나의 내면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어렵지만 이 모든 번뇌와 혼란에서 빠져나올 상당히 큰 지표임은 분명하다. 이 역시 드래곤볼 모으기 개념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나의 궁극의 목적은 '진화'이다. 이 진화를 이루어낼 힘의 요소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돈'이다. 혼돈과 질서의 균형점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된다. 이 벽을 넘지 않으면 나는 절대 진화를 이루어낼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반드시 해야만 한다.
새벽 4시 30분 기상. 2주 정도 지나니 안정화된 느낌이다. 머리가 맑다.
중요한 책으로 선정했다. 특히 물건에 대한 챕터들은 놀라울 정도로 실행에 도움이 된다.
무엇인가가 되어 가는 과정. 왜 과정이 중요하다는지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미 알던 것을 꾸준히 바꿔 가는 삶- 내가 실행하고 있는 현재이다. 뿌듯하다.
시작하면서 고쳐나간다. 하루키도 이렇게 하는구나. 마음이 든든해진다.
콘텐츠 관련 레퍼런스를 찾는데 계속 글로우업 매거진을 보게 된다. 이건 내 무의식이 이 방식을 제대로 참고하라는 뜻을 알리는 것이다. 첫 번째 콘텐츠 발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화이트보드 이펙트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결국 콘텐츠 발행함. 조급한 마음을 누르면서 지속적으로 움직이고자 한다.
무서운 셀프 가스라이팅이다. 절대 하면 안 되는 말.
나를 위한 병사를 모집하는 일을 실행해야 한다. 복리의 마법을 믿는다.
내가 저랬다. 오늘 글에도 수차례 고백한 것. 바꾸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결국 바뀔 것이라는 것을 안다.
적고, 생각하고 짧게라도 피드백한다. 이렇게 뇌의 근육을 조금씩이라도 움직인다. 조금이라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화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인식한다. 액션 플랜을 세운다. 무리하지 않는다. 천천히 하더라도 반복하고 계속한다.
화이트보드 효과는 진리이다. 다 쳐냈다.
오늘 발행한 마음에 드는 섬네일.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넷플릭스 마지막인데 재결제하려고 한다. 돈 관련 콘텐츠가 유익하다. 볼만한 가치가 있다.
부추전과 와인을 곁들인 맛있는 저녁식사. 풍요롭다.
이 짤만큼 잠자리에 들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없다. 이미 편안하고 포근한 잠.
이렇게 또 하나의 드래곤볼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