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아웃풋 Day 75.

착륙은 곧 발사다.

by 쾌락칸트

그래비티는 특별하다. 정말 십수 년 전에 딱 한 번 봤지만 인생이 무너질 때마다 생각 나는 영화이다. 6년 전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그래비티의 라이언처럼 우주 미아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 엄마만큼 나를 사랑해 줄 존재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나는 그때를 생각하면 탯줄이 끊겨 우주에 덩그러니 혼자 떠 있는 나를 떠올린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다시 한번 이 영화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이 영화를 다시 제대로 봤다. 우주 공간에서의 막막함과 공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리고 라이언이 다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릴 때 다시 나타난 맷. 그는 경쾌하게 이야기하며 등장했다. 지금 이 순간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보드카를 마시면서 즐겁게 이야기한다. (나는 조지 클루니 특유의 유쾌함을 너무 사랑한다.) 비록 그녀의 환상이었지만 그의 등장은 상황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변환시켰다. 그는 다 포기한 그녀에서 착륙을 하라고 한다. 착륙은 곧 발사라고. 그리고 이 편안한 공간을 벗어나서 소음이 가득한 중력의 세계로 가자고 한다. 그곳은 생명의 세계이다. 그가 사라지고 그녀는 정신을 다시 차린다. 그녀는 혼자 말을 한다. "착륙은 곧 발사다." 그리고 그녀는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온 힘을 다하여 돌진한다. 그녀는 대기권에서 타버릴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바다에 착륙한다. 물속에서 몸이 뜨지를 않자 무거운 우주복을 벗어버린다. 죽을힘을 다해 헤엄쳐서 뭍에 다다른다. 땅에 도착한 것이다. 그녀는 땅을 만지며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중력을 버티면서 두 다리로 일어선다. 그리고 걸어서 나아간다. 그녀는 결국 생존했다.


이 영화의 모든 메타포가 삶을 가리키고 있다. 생명이란 무엇이며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또 우주 미아가 되어서 다시 이 영화를 찾았다. 그리고 나에게 어떻게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알려줬다. 그것은 바로 착륙은 곧 발사라는 것이다. 내려가는 것이 발사라니. 상반되는 개념이지만 이게 맞다. 내려놓아야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6년 전에 엄마를 잃고 우주미아로 떠돌다가 다시 겨우 지구에 왔다. 그리고 열심히 살려고 진심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빠를 잃고 인생의 위기에 휘몰리면서 다시 우주로 떨어진 것이다. 나는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혼자 있었다. 고요했다. 사실 이번에는 자발적이었다. 하지만 깊은 내면의 소리는 계속 나가야 한다고 했다. 계속 무시했다. 너무 편했다. 좋았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의도적으로 무중력을 선택했다. 소음이 가득한 중력의 세계가 무서웠다. 영화 속 라이언처럼 우주선에서 웅크리고 있었던 것이다.


무중력의 공간에서 부유하고 있는 나에게 맷이 유쾌하게 말을 걸었다. 여기 편하지? 그런데 여기에 계속 있으면 안 돼. 이번에는 진짜 사라질 수 있어. 두 다리로 땅을 밟아야 해. 중력을 즐겁게 버텨야 한다고.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결국 나도 라이언처럼 착륙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 무중력을 공간을 떠나기로 했다. 소음이 가득한- 내가 싫어하는 것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도 있는 어수선한 중력의 공간- 그 지구로 가기로 했다. 중력은 나를 넘어뜨리고, 깨뜨리고, 찢어 놓는다. 하지만 거기는 생명이 있다. 너저분하고 완벽하지 않지만 생명이 있기에 아름답다. 그래서 나는 거기에서 뒹굴면서 살아있기로 결심했다.


착륙 버튼을 눌러야겠다. 급 발사되기에 가면서 무지하게 고생하겠지만 일단 지구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것이다. 이번에는 중력의 너저분함을 제대로 즐길 것이다. 두려움은 이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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