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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모으기 Day 18.

연쇄 각성이 일어났다.

by 쾌락칸트

생각보다 빠르게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을 했던 것처럼 정말 천천히 계단식으로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느긋한 것은 아니지만 성실히 한 두 개씩 바꿔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연쇄적으로 터지듯이 급격한 변화가 찾아왔다.


러프한 프레임으로 실행했던 새벽 4시 기상, 밤 10시 취침은 생각보다 빠르게 2주 만에 자리를 잡았다. 수면 사이클은 금세 안정화 되었다. 새벽 기상 후 제일 먼저 할 일을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결국 눈 뜨고 제일 먼저 하는 실행을 책 읽고 글 쓰기로 고정했다. 제일 효율이 좋을 것 같이 때문이었다. 대략 1시간에서 2시간 진행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책 읽고 쓰는 행위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생각들의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마치 세포가 증식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생각들에 관해 질문하고 답하는 것을 화이트보드에 적으며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규정했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그 생각들을 결합하고 문제를 규정하고 설루션을 도출해 내는 속도와 그에 따른 실행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생각하고 행동하기까지의 텀이 점점 짧아졌다. 마치 헬스장에 가는 것이 숨 쉬듯이 자연스러운 단계가 된 것 같았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단계로 가는 구간의 저항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초반은 아주 대단한 실행들은 아니었다. 그냥 작은 것이라도 생각나면 행동하기를 반복한 것이다. 이것은 단련과 같다고 생각한다. 새벽에 일어나야지 하면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하기가 두려우면 그 행동의 나노 단위로 쪼갰다. 예를 들어 오늘 헬스장에 운동을 가야 한다는 행위를 여러 단계로 쪼갠다. '운동복을 입는다.', '운동 가방을 챙긴다.', '운동화를 신는다.', '헬스장까지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등 뭉뚱그리지 않고 액션을 구체적으로 쪼갠다. 그리고 한 개씩 실행 단위로 인식하고 송판 깨듯이 해나간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다. 하지만 반복하다 보면 그 구간의 저항은 줄어들고 시간은 짧아진다.


생각하고 바로 저항 없이 이어지는 실행의 개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하나씩 독립적인 개체로 존재하다가 어느 순간 톱니바퀴처럼 서로 연결하면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만의 인사이트가 도출되었다. 그 인사이트들이 서로 결합하기 시작하더니 각성의 연쇄 반응이 일어났다. 소름이 돋았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모르고 있었는지 왜 그렇게 회피했는지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는지를 마주하는 순간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찾으려는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의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아직 왜 이렇게 되었는지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직감으로는 안다. 나는 스스로 변하기를 결심했고, 생각의 틀을 깨고 배우고 행동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매일 그 노력의 행위를 반복했다. 결국 빠른 속도로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는 균열이 생기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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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따뜻한 물을 따르면 나는 인식한다.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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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음식 관련 표현은 정말 탁월하다. 저 단어들의 조합에서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 갑자기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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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보드 진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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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효율이 좋다는 것에 환호를 보내며 바로 흡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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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인식했다. 숨겨진 끝판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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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30분 블록 쌓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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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는 진화한다. 나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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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 제작 발행을 4일째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도 지속적인 업그레이가 발생한다. 역시 실행이 최고의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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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을 싸는 가장 강력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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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보드를 찾다가 5년 전 레토릭 스프린트 결과물을 발견했다. 미라처럼 잘 보관되어 있었다. 감개무량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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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좀 넘어서 취침했다. 머리 대면 바로 수면이다. 좋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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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째- 작은 드래곤볼을 18개 만들고, 큰 드래곤볼을 2개 완성한 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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