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어제는 최악의 날이었다.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내려갔다. 참담했다. 이 정도는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허탈을 넘어 절망감이 느껴졌다. 가장 무서운 것은 내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다는 무력감이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 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애써 긍정적인 말이나 생각을 해봤자 튕겨나갈 뿐이다. 계속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웃긴 것은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쓴다는 것이다. 나는 점점 위축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그 장소를 바로 빠져나왔다. 가장 늦게 도착하고 가장 빨리 도망치는 사람. 그게 어제의 나였다.
마음을 비운다? 이런 상황에서 그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약간의 패턴을 발견했다. 예전 경험에 비춰봤을 때 어제 같은 상황이 있긴 있었다. 그런 날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최악이었지만 예전의 상황도 상당히 안 좋았다. 왜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계속 패턴은 반복된 것은 알 수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생각했다. 이 상황에 예전처럼 나를 지키고자 하면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나를 버려야 한다. 그럼 나를 어떻게 버릴 수 있는가. 그것은 예전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바로 바뀔 수는 없다. 작은 것부터 바꾸는 것이다. 일단 오늘은 다른 날 보다 일찍 나간다. 그리고 어제 했던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한번 해보자.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다. 나를 깨부수긴 해야 한다. 애매하게 위축되어 있을 바에는 그게 훨씬 낫다. 그냥 다 깨버리자. 뭐 어때 내일까지만 하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