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드래곤볼 Day 57.

계속하는 놈 못 이긴다.

by 쾌락칸트

오늘로써 미라클모닝 260일이 되었다. 9개월 가까이 새벽 4-5시 구간에 기상한 것이다. 평생 올빼미였던 내가 스스로도 대단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인생 첫 도전이기도 했던 새벽 기상은 정말 많은 것들을 안겨주었다. 좋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을 정도다. 물론 순탄한 여정은 아니었다. 밤늦게 자기도 하고 일어났다가 다시 잠들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히 고정했다. 그것은 기상 시간이었다. 4-5시 구간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실행하기 위해서 나는 매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을 인증했다. 스토리 기능 중에 사진이 찍힌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있어서 인증 사진에 찍힌 시간을 넣었다. 사진 이미지는 항상 투명한 유리컵이었다. 동그란 모양도 있고 비정형적인 모양도 있었다. 나는 눈을 뜨자마자 부엌으로 가서 물을 담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바로 인스타에 인증을 했다. 이 짓을 260일 동안 반복한 것이다. 이제는 자동으로 하는 부분이다. 늦게 까지 술을 먹어 술이 안 깬 상태에서도 무조건 그 시간에는 일어나서 사진을 찍고 스토리에 올렸다. 뭔가 내 루틴 안에서 절대적 고정값 같은 것이다.


그렇게 260일이 흐르고 나는 결국 '반복'의 힘을 믿게 되었다. 아니 안 믿을 수가 없다. 나의 정신과 육체가 그 시간의 무게로 인해 너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무엇이다. 처음 한 두 달 아니 100일까지는 경이로움의 그 자체였다. 아 나도 변할 수 있구나. 나는 대단해 등등 자긍심이 최고조로 달했다. 그런데 100일 이후 200일까지는 그 감정도 뭔가 무덤덤해져 갔다. 지루했다. 짜증도 났다. 그렇게 중간중간 균열도 생겼다. 마치 연애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속했다. 그 끝은 없겠지만 하면 할수록 충분히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 기상을 시도한다. 그들도 나처럼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같이 한다는 것은 힘이 될 수 있기에 나는 열심히 응원을 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하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그 기점은 다양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2주에서 한 달 사이였다. 그 누구도 습관이 최초로 형성된다는 21일 구간을 넘지 못했다.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실제로 작동했다. 너무 신기했다. 습관도 여러 레벨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스트레칭하기, 영어 단어 외우기, 10분 독서하기 같은 행위 자체가 바로 완성되는 습관들은 100일을 해내는 사람이 많다.


반면 미라클모닝 같은 습관은 정말 높은 레벨이었다. 왜냐하면 일어나면 잘 때까지 깨어있어야 하기에 거의 24시간을 통째로 바꾸는 고강도 습관 챌린지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생활 안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술도 마셔야 하고 여행도 가야 하고 넷플릭스 시리즈도 봐야 한다. 대부분 저녁에서 밤시간은 수많은 이벤트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새벽에 무조건 일찍 일어나야 하는 직업군을 가지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미라클모닝은 상당히 어려운 챌린지였다.


되돌아보니 미라클모닝을 시작한 이후 나는 사람도 안 만나고, 저녁 약속도 거의 잡지 않고, 미팅도 줌으로만 했고, 넷플릭스 시리즈도 거의 보지 않았다. 식사도 집에서만 했다. 나도 모르게 새벽 기상에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차단했던 것이다. 내심 정말 절실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유혹을 거절하는 것이 힘들었으며 내면의 감정과 끊임없이 싸우는 복잡다단한 고된 과정이었다. 하지만 강력하게 원했고 결국 나는 결과를 얻었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대략 800일 정도 매일 운동을 했다. 현재 나의 몸은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아주 마음에 드는 형태를 지녔다. 그런데 이제는 별로 감흥이 없다. 그냥 당연한 것이다. 미라클모닝과 마찬가지로 나의 운동도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거대한 시간의 무게로 완벽함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매일 괴롭다. 하기 싫고 귀찮다. 하지만 반복으로 만들어진 강력한 운동 습관이 멱살을 잡고 나를 밖으로 내보낸다.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서 바로 한강에 러닝을 하러 나갔다. 미라클모닝과 운동- 내 습관의 환상적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새벽 공기는 맑았고 러닝 속도와 호흡은 안정적이었다. 그렇게 한참 뛰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한 말이 떠올랐다. '계속하는 놈 못 이긴다.' 맞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놈이 계속하는 놈이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새벽에 일어날 것이고, 계속 뛸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중요한 그 가치를 계속 추구할 것이고 계속 행동할 것이다. 반복의 힘으로.






KakaoTalk_20250707_085014024.jpg
KakaoTalk_20250707_085014024_01.jpg
KakaoTalk_20250707_085014024_02.jpg
KakaoTalk_20250707_085014024_04.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시, 드래곤볼 Day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