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의 본질 — 상태 온도를 0으로 돌려놓기
루틴을 만드는 궁극적인 목표는 기본값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외부의 상황은 수시로 변한다. 그 무작위적이고 비선형적 흐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스스로가 만든 최소한의 기본값은 가져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기본값이란 바로 일정한 어떤 상태이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평평한 상태 즉, 감정의 온도가 0인 상태이다. 이것을 평정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결국 루틴의 목적은 어떤 상황이든 어떤 감정이든 이 이 평온한 온도, 0의 상태값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마치 오뚝이같이. 그래서 루틴은 반복이 본질이다. 계속 반복해서 체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를 학습하면서 상황에 따라 돌아오는 방법도 습득하게 된다.
변수도 많이 경험해 봐야지 다룰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기존에 해야 하는 것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치자. 나의 해결 방법은 짧은 시간이라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손을 일단 대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했다 치고' 같은 것이다. 이것이 별거 아니어 보이지만 '연결성'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일단 어떤 방식이든지 '했다.'라고 뇌에 입력하면 다음날도 '어제 했으니, 오늘도 해야 한다.'로 연결된다. 뇌를 속이는 방식이지만 경험상 상당한 효과를 봤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아무리 화가 나고 절망스러워도 다시 평온한 기본 상태 값으로 돌아오는 것. 그래야 다시 차분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대 망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