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하지 말기
끝남의 기쁨도 잠시 역시 또 불안이 슬금슬금 올라왔다. 또다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걱정말이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휘둘리지 않는다. 유효타를 내지 못하는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다. 지금의 후련함과 행복에 집중해야 하는데 또다시 걱정을 하다니. 인간이란 참 알 수 없는 존재이다.
어제 큰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그다음 날, 나는 어김없이 매일 했던 일들을 지속했다. 눈 뜨자마자 한강으로 달려가 러닝을 했다. 집으로 돌아와 여느 때처럼 샤워를 하고 점심을 먹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지난 두 달 그 바쁜 와중에서도 꾸준히 했던 나의 루틴이다.
예전에는 큰 프로젝트가 끝나면 침대에 내내 누워있거나 술 마시러 놀러 나가거나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면서 시간을 흩뿌렸다. 그것은 그냥 도파민 스낵킹을 한 것이다. 돌아오는 것은 공허함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번아웃이 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그래서 나는 이 패턴을 끊어버리고자 했다. 아무리 바빠도 원래의 루틴을 절대로 놓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홍수같이 지나가는 압박의 시간을 견디고 이후에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불안해하지 않는다.
불안은 중심이 무너졌을 때 온다.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것은 일상의 단단한 루틴에서 나온다. 루틴은 쳇바퀴가 아니다. 언제나 현재 진행 중인 내 삶을 풍요롭게 채워주고 중심을 잡아주는 버팀목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가 해야 할 일을 그냥 한다. 내일 세상이 무너져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