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인지
지난 8월에 시작된 프로젝트 때문인지 9월과 10월 이 두 달간 나의 루틴에 변화가 생겼었다. 늘 해오던 새벽 기상을 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특히 10월 초에는 마감 때문에 밤을 새운 날도 많이 있었다. 루틴이 완전히 파괴된 것이었다. 프로젝트를 마감하고 간 도쿄 여행에서도 새벽 기상은 어려웠다. 이전과 같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 일쑤였다. 습관이라는 것이 길들이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거의 1년 가까이 정성스럽게 유지해 온 습관이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 망연자실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10월이 흘렀다.
하지만 11월 초 어느 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경작' 그리고 미쓰이 타다미쓰의 '구조와 체질 개선'이라는 테마에 큰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나만의 현실적인 실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땅 고르기를 위한 모든 것을 버리는 청소를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청소를 시작한 지 10일 만에 무너졌었던 새벽 기상과 원래의 루틴을 회복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정신적 상태가 원인임을 직감했다. 매일 청소를 하면 눈앞의 공간이 계속 바뀐다. 내가 손대는 그 무엇도 다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기 효능감이다. 이러한 실행과 결과가 선순환으로 쌓이다 보면 스스로를 긍정하게 되면서 마음의 안정이 생긴다. 마음의 안정은 생각하는 바를 바로 실행하게 하는 핵심이다. 그래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를 생각하니 별 저항 없이 바로 그렇게 실행되는 것이다. 거기다 1년간 단련한 것들이 육체에 남아 있어서 그나마 루틴이 빠르게 돌아오는 것도 있었다.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었던 것이다.
지난 몇 달의 프로젝트 진행과 루틴의 파괴로 이해하게 된 것은 외부의 변화로 인해 정신이 혼란스러우면 육체도 같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변화가 불러오는 것은 스트레스였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보상을 원하게 되고 일이 끝난 밤에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늦게 잠든 것이었다. 중심이 아직 약하니 작은 변화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였다. 결국 중심을 잡는 것이 핵심인데 아직도 나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습관을 들이는 것은 효과적이다. 하지만 무균 상태의 환경에서는 그 단련됨을 스스로 알 수가 없다는 담점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혼돈의 시기는 나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어느 정도 단련이 되었는지 체감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험으로서만 획득할 수 있는 메타인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