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드디어 느끼게 된 루틴의 힘
현재 굉장히 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를 지경이다. 과거에도 이런 시기는 항상 있었다. 숨도 안 쉬고 일을 몰아쳐서 해버렸다. 마치 스프린트를 질주하듯이. 하지만 이후 항상 번아웃이 왔었다. 좋게 보면 집중력 있게 추진한 것이고 나쁘게 보면 에너지를 구분 없이 다 써버린 것이다. 그래서 번아웃은 우울과 함께 왔다. 한 동안 넋 놓고 있다가 겨우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더 이상 이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시간의 텀이 너무 길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한 것이 중요하다. 비가 꾸준히 내려야지 갑자기 한 번에 쏟아지면 홍수가 나고 모든 것이 파괴된다. 딱 이런 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두 달 전부터 만들어온 루틴을 우선순위에 두고 일을 진행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아무리 바빠도 짧게라도 운동은 꼭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아무리 일을 힘들게 해도 몸이 버텨졌다. 이것은 과거와는 분명히 달라진 점이다. 심지어 감기 기운이 왔다가도 금방 사라졌다. 급박한 상황이지만 에너지를 다 쏟아붓지 않았다. 침착하게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여느 때처럼 소화하고 일정을 진행했다. 물론 놓치는 일도 있다. 하지만 흘러가게 내버려 뒀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내가 올바른 상태에 항상 놓이도록 신경을 썼다. 그동안 쌓아온 습관이 이 상태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굉장히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내가 이 급박하고 스트레스받은 상황에서 내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이게 바로 루틴의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