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혼돈에 타격을 입다.
이 드래곤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상당히 경도되어 갔다. 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모든 것이 바뀌는 느낌이 들어 매일이 신나고 즐거웠다. 아무리 거센 바람이 몰아쳐도 나는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 하나의 큰 전제가 있었다. 외부의 자극과 혼돈이 없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잔잔한 바다에서 난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갑자기 술렁거리면서 외부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까지 잘 단련했으니 이번에는 잘 대응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외부의 바람은 잔인하게 나를 부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막기가 어려웠다. 나는 매 순간 무너졌다. 그리고 느꼈다. 아 강건해진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구나. 꼴랑 두 달 생활 패턴을 바꾸었다고 극적으로 변화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점은 있었다. 어떻게든 루틴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태도였다. 바람이 거세다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과거와는 달랐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다. 어떻게든 움직였다. 힘들지만 미소를 지으려고 했다. 순간순간 스쳐가는 시간의 모습을 알아차리고 그 가치를 놓지 않으려고 했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변화되는 과정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느덧 나는 포기하지 않고 바람을 막아가며 걷고 있었다. 나는 달라졌다. 희망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