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활동
에리히 프롬의 <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나에게 정말 의미 있고 중요한 책이다. 지난 9월 라바야데르 발레 공연을 보러 집을 나서면서 무심코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했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가을의 눈부신 햇살이 2호선 창으로 들어와서 책장을 반짝이며 반사했다. 나는 미끄러지듯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때는 그 순간이 내 삶의 큰 변화를 이끌어주는 시작점인지 몰랐었다. 3개월이 지나고 나서 보니 위의 구절은 그 시점 무섭게 나를 옭아매던 번아웃과 무기력으로부터 나를 구해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자발적 활동에서 개인은 세계를 자기 안으로 받아들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자아는 온전해지고 더 강해지며 더 탄탄해진다.
자아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 프롬
'자발적 활동'이라는 것이 뭔가 울림이 있었다. 나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던 사람이다. 이런 활동에서 에너지를 받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두려움에 자주 휩싸이고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것은 처음으로 느껴보는 사업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번아웃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나는 손발이 묶인 것처럼 꼼짝을 못 하고 있었다. 점점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어떻게 이것을 개선할지 몰랐다. 그냥 회피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무기력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저 위의 구절을 읽는 순간 내 안에서 어떤 에너지의 파동이 느껴졌다. 이 상황을 빠져나가는 방법이 보이는 것 같았다. 뭐든 자발적으로 실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바로 미라클 모닝이었다. 나는 매일 일찍 일어났다. 나의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개월 후 그가 말했던 '자발적 활동'으로 나는 결국 무기력에서 빠져나오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좋은 글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