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일했던 직장을 정리하면서

by Albeit

3년 정도 근무하였던 병원을 떠나게 되었다. 아, 혹시 몰라 이야기하자면 권고사직과 같은 슬픈 이야기는 아니다. 얽히고설킨 여러 사람들의 복잡한 사정이 있었지만, 결국 하나로 정리하자면 내가 원하는 대로 떠나게 된 것이다.


의사에게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참 와닿지 않는 말이다. 한 대학병원에서 교수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아니 그들도 젊은 연구자의 시절에는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면서 실적을 쌓아야 하니 그들도 평생직장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멀지도 모르겠다.


하물며 봉직의에게는 더욱더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내가 근무하고자 하는 조건과, 상대방이 내게 제공해 주는 조건이 맞아서 잠시 머물다가 떠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유목민과도 같아 보인다. 잠시 오아시스를 찾아서 기뻐하다가, 여건이 맞지 않으면 다시 떠나야 하는 유목생활.


누구나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갖기 원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고, 과거 우리의 선조들 또한 자신만의 쉼터를 갖기 위해 유목생활에서 농경생활로 바꾸지 않았을까 싶다.


과연 나의 보금자리는 어디가 될까 고민하면서 다음 오아시스로 이동해야겠다. 새로운 오아시스에서 나는 어떤 것들을 또 경험하고, 천천히 펼쳐낼지 고민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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