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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Aug 24. 2016

사랑, 그 말이 좋아서

PAPER BOX_60

단 한순간

단 한 번만

나는 그 열정적인 사랑을 하지 못해

심장 하나 꺼내 보일 수 없는 사람이다.

BGM_기다린 만큼, 더-검정치마


사랑, 그 말이 좋아서


어쩌면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하며 느끼는 수많은 감정을

이렇다 하고 다 형용할 수 없기에

나는 그 사랑이라는 명사에

하나의 관심을 두고 놓고 온 것이다.


사랑에 감정,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사랑을 그저 느낌으로

그렇게 증명하고 싶은 것

일 것이다.


단지 사랑이 욕구가 된 것은 아닐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이

나의 소유욕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욕심이 되어버린 사랑에게

나는 단 하나의 말조차 사랑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고귀한 사랑의 의미를

나의 손짓으로 감추고 있었기에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를

사랑하고 싶어 한다.


아니면 나는

사랑하는 대상을 사랑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사랑이었고

그를 보러 가기 전에 나를 준비하는 설렘이 사랑이었고

그로 인해 기뻐하거나 때론 슬프거나

행복하거나 힘들거나

그러한 모든 것이 사랑이었던 것이다.


사랑해 그 한 마디. 그것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그와의 모든 추억이

아니, 이미 그가 나의 사랑이라는 것이다.


당연하게 사랑을 그 라고 말할 수 있어서

그를 사랑한다고

그가 나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그가 된 사랑에게

난 결코 사랑을 단어로만 표현할 수 없다.

고귀한 사랑의 의미가

이미 그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난 그의 전부를 사랑하고

사랑을 그 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랑, 그 말이 좋아서

사랑을 두서없이 말하고 있다만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모호한 감정에

내가 느끼는 사랑이 뭘까

나는 사랑을

헤아리고 있는 것일까



"Love is one thing we're capable of perceiving that

transcends dimensions of time and space.

Maybe we should trust that

even if we can't understand it."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유일한 것이에요.

이해는 못하지만, 믿어보기는 하자고요.


_Interstellar, Dr. Brand


사진으로 대화하다

"사랑을 정의하다." 중에서

https://brunch.co.kr/@pljs4747/94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을 때에는 시각을 자극하는 효과들에 시선이 뺏겨

진지한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되새김질을 하게 되더라고요.

사랑의 초월적인 어떤 것들에 대해서요.


치열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 순간의 감정도, 이별의 감정도

잊지 못할 순간으로 만든다는 것이겠죠.

사랑을 치열하게 만든다는 것은

사랑하는 그 대상을

잊지 못할만큼 사랑의 마음으로 전한다는 것이겠죠.


눈물이 날 정도로 심하게 싸웠습니다.

다시는 보지 않을 정도로 심한 말을 했습니다.

어제는 그랬지만 오늘은 당신에게

그런 말들로 다시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당신에게 또 한 번의 용서를 구하더라도

난 당신을 잡으러 지금 가야겠습니다.

미안하다는 말로 당신의 감정을 아프게 할 것이지만

사랑한다는 나의 전심을 다해 당신에게 또 한 번 다가가고 싶습니다.


저번엔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고

어제는 사랑하는 감정이 식은 것 같아보여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감정은 이만큼인데

당신은 이만큼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사랑을 키 재듯 재어보는 내가 정말 싫지만

당신의 관심이 필요하고 당신의 생각이 듣고 싶고

당신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당신을 생각하며 저번에 했던 말을,

어제 했던 말을 후회하며 또 눈물을 흘립니다.

그래도 당신의 사랑했던 모습이 떠올라

오늘도 바보같이 연락을 합니다.

당신에게 바보같이 달려갑니다.


불같은 사랑은 금방 식는다는 표현이 있지만

불 붙은 사랑은 오랫동안 번져갑니다.

그래서 저는

불이 붙은 사랑을

치열한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단 한 순간의 치열한 사랑이라도 한 사람은

그 사랑의 어마어마한 폭풍을 알기에

마치 산불이 꺼진 산의 잿더미처럼 수북이

그 사랑도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기억나는지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망한 사랑은 있을지 몰라도

실패한 사랑은 없습니다.

실연하는 사랑은 있어도

실수한 사랑은 없습니다.

사랑은 실패로 정의하기도

실수로 정의하기도 아까운 그런 단어입니다.

사랑은 그 어떤 공간도 시간도

초월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단어입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랑하던지

사랑에 그 대상을 사랑하던지

애매한 감정은 지울 수 없다만

당신에게 이 사랑의 희미한 불빛으로

한 마디의 "사랑"을

한 번 이라도 더 들려줄 수 있어

이 순간을

"사랑"

하려 합니다.


PS : 한 번의 치열함이 안겨주는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인사.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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